쏘나타 택시 단종, 중형세단 LPG 전용 모델 ‘전멸’EV 보급·차종 다양화, 유지비 감소·편의확대 기여택시 시장 중요도 높아, 중형세단 전용모델 출시
  • ▲ 구형 부품 수급의 어려움 등 이유로 단종된 7세대 LF쏘나타 택시 ⓒ뉴데일리
    ▲ 구형 부품 수급의 어려움 등 이유로 단종된 7세대 LF쏘나타 택시 ⓒ뉴데일리
    중형세단으로 일관됐던 택시 차종이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친환경차와 SUV 비중이 늘어나면서 기사와 승객의 요구를 모두 충족하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8월부터 7세대 쏘나타(LF) 택시 모델은 단종됐다. 이유는 구형 모델의 부품 수급 어려움 때문으로 알려졌다. 기계약된 물량 2만2000여대 중 2500대만 생산하고 출고는 중단됐다.

    현대차는 2019년 8세대 쏘나타(DN8)를 출시하면서 신형 쏘나타는 택시 모델을 출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대신 구형 쏘나타가 택시 전용 모델로 판매되면서 단종으로 이어진 걸로 풀이된다. 법인택시는 4년, 개인택시는 7년의 차령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쏘나타 택시 단종으로 국내에 LPG 파워트레인을 사용하는 중형세단은 모두 사라지게 됐다. 국내에서 운영 중인 LPG 택시 전용 모델은 그랜저, K8, 스타리아만 남았다. 기아 K5 택시는 앞서 2021년 단종됐고, 르노코리아 SM6는 별도의 택시 트림이 없다.

    전용 모델이 택시사업자에게 중요한 이유는 세금 혜택과 가격 때문이다. 택시 트림은 제조사가 개인사업자와 법인을 위해 만든 별도의 모델로, 기본 옵션과 편의사양이 일반 차량에 비해 낮다. 차량 가격에 세금까지 포함하면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1000만원가량 차이가 나는 구조다.

    전용 모델은 아니지만, LPG 연료를 사용하는 차량이 늘어나면서 중형세단을 제외한 선택지는 늘어나는 추세다. 앞서 르노코리아 QM6가 저렴한 가격과 공간활용도로 택시로 각광받은 바 있다. 크기가 커지면서 추가로 중형택시 대열에 들어온 아반떼와 더불어 스포티지, KG모빌리티 토레스 등이 개인택시 사업자들의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전체 택시의 90%를 차지하는 중형세단 LPG 모델을 단종한 데에는 상용차 중심 친환경차 전환이라는 정책 배경도 맞닿아있다. 대중교통을 대표하는 버스는 전기차 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 1톤 상용차 포터와 봉고는 디젤 모델이 단산되고 그 자리를 EV와 LPG가 대체했다.

    친환경차를 비롯한 SUV 차종 확대는 기사뿐만 아니라 승객들의 요구도 충족하는 모습이다. 중형세단은 캐리어와 같은 큰 물건을 싣는데 한계가 있지만, SUV 모델은 짐 적재에 최적화돼있다. 또한 전기차 택시는 뛰어난 정숙성으로 승객들의 만족감을 높이고 있다.

    중형세단을 단종시키는 대신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전용 택시 모델로 아이오닉 5와 니로플러스를 내놨다. 아이오닉5 스탠다드 택시 모델 가격은 4790만원으로 일반 모델보다 480만원 저렴하다. 국고보조금도 680만원에 택시 보조금 200만원이 추가로 더해지며, 서울 기준 지자체보조금(180만원)을 더하면 3730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니로 플러스는 택시 영업에 특화된 모델로 사전계약 12일만에 3800여대 예약이 몰리는 등 수요를 이끌어냈다. 택시요금 자동결제기능 시스템을 탑재하고, 영업용에 한해 배터리 보증을 10년 30만km까지 늘려주는 등 전용 모델로서 특화시킨 결과다. 서울시 기준 보조금 지급 후 가격은 3220만원으로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제조사에서는 친환경차 택시 도입을 위해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내연기관 택시에서 EV6, 니로 EV, 니로 플러스 택시로 전환하거나 구형 니로 EV 택시에서 니로 플러스 택시로 전환한 개인에게 50만원을 지원했다.

    전기 택시는 기존 LPG 모델과 비교하면 출고 가격이 높지만, 유류비 등 유지비를 고려하면 경제적 이점이 크다. 충전 비용은 LPG와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엔진오일 교체 소요가 없을뿐더러 친환경차 혜택으로 세금도 더 저렴하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신규 등록 택시 2만5873대 중 전기차는 9743대로 37.7%를 차지하며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전기 택시는 개인택시가 대다수로, 신규 전기 택시 중 법인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법인택시는 충전 인프라 구축 비용과 충전에 따른 유휴 시간 증가로 인해 전기 택시 도입을 꺼리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과 신뢰도, 내구성 등으로 인해 택시기사들과 법인에게 중형세단 택시 수요는 여전하다. LF 쏘나타 택시는 1800만원대 가격으로 보급돼 다른 택시 모델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 가능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LPG 파워트레인을 선택할 수 있는 차종이 준대형 세단에 한정되면서 불만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택시기사들의 요구를 반영해 내년 중형세단 택시용 모델을 따로 출시할 예정이다. 니로 플러스와 비슷한 개념의 택시 전용 모델이 될 전망으로, 내년 상반기 출시가 유력하다.

    전용 모델을 내놓으며 택시 사업자 달래기에 나선 이유는 완성차업체 입장에서도 택시 시장의 중요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체 주기로 인한 수요가 분명하고, 법인을 통해 대량으로 판매하기도 좋다. 신차출시 때 확실한 수요를 보장함과 동시에 주행 데이터를 쌓아 제품을 개선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형세단 LPG 모델로 특정됐던 택시의 차종과 파워트레인이 다양해지는 건 선택지 다양화와 친환경차 보급을 위해 환영할 만하다”며 “택시 판매는 곧 신차 판매의 바로미터가 되며, 택시로 나온 모델들은 그만큼 많은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게 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믿고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