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 제재·임원 평가 늦어지며 인사 미뤄져부진한 계열사 위주로 쇄신 단행 전망 지배적이선호表 글로벌 식품사업 순항… 승진 가능성
  • ▲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경영리더.ⓒCJ
    ▲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경영리더.ⓒCJ
    CJ그룹 인사가 평년 대비 늦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너 4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식품성장추진실장)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린다. 앞서 정기 인사를 상당수 마무리 지은 재계는 오너가 3·4세를 전면에 내세우며 세대교체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CJ그룹의 정기 인사는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CJ그룹은 대체로 12월에 임원인사를 발표해왔지만, 지난해 예외적으로 10월 말에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일찌감치 끝났어야 할 임원 평가가 지난달 초까지 진행되면서 정기 인사도 내년 초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앞서 재계에서는 CJ그룹의 늦어지는 인사를 두고 CJ올리브영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대상에 오른 것을 이유로 꼽았다. 최대 수천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을 경우 사안을 잘 파악하고 있는 기존 인사들이 리스크를 줄이는데 용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CJ올리브영의 과징금이 19억원에 그치고 오프라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지위마저 인정받지 않게 되면서 불확실성 리스크를 털어내게 됐다는 평가다. 

    올해 인사에선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실적이 부진한 그룹사를 중심으로 쇄신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 회장은 그간 성과주의 원칙을 고수하며 신상필벌(信賞必罰) 인사를 실시해왔다. 특히 올 들어 계열사들의 부진이 지속돼고 있고 지난 2년간 대표이사급 인사 폭이 적었다는 점에서 큰 폭의 인사가 예상된다.

    이 회장은 지난 11월 ‘온리원 재건 전략회의’에서도 “그룹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ONLYONE)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달라”고 강조한 바 있다. 온리원은 ‘처음(The First)’으로, ‘세상에 하나뿐인(The Differentiation)’, ‘최고(The Best)’의 제품을 만들자는 뜻을 담은 이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오너가 4세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 경영리더의 거취도 주목된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1990년생으로 2013년 그룹 공채를 통해 그룹에 합류했다. 2016년 과장부터 시작해 2021년 경영리더로 승진, 지난해 경영리더로 승진했다. 그는 현재 식품성장추진실장을 맡으며 해외 신사업 투자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CJ제일제당의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이 실장이 맡은 글로벌 식품사업은 순항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CJ제일제당 식품 부문 해외 매출은 2020년 4조1297억원에서 2021년 4조3638억원으로 늘었고 2022년 5조1811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3분기 누적 3조999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선호 경영리더가 담당하고 있는 해외식품 사업의 선전으로 분위기가 좋은 데다 대내외 경영 보폭이 커지며 승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재계 안팎의 예측이다. 

    최근 재계가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오너가 3·4세들에게 그룹의 미래 주력 사업을 맡기며 경영진 세대 교체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이 경영리더의 승진 예측에 힘을 싣는다. 

    최근 롯데그룹은 올해 연말 인사에서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를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으로 승진시켰으며, 한화그룹의 김동선 갤러리아 전략본부장도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도입 등 성과에 힘입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재계 관계자는 “CJ그룹은 CJ올리브영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과감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중기비전 성과 본격화 등을 앞두고 이 회장의 고심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선호 경영리더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경영능력을 입증한 만큼 내년도 경영활동 반경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