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임시주총서 원유철·이기화 이사 선임행동주의 반발에도 우세한 지분율로 원안 가결배당액 확대·자사주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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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엘리베이터가 행동주의펀드의 견제에도 이사 선임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며 이사회를 재정비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직을 내려놨지만, 우호세력을 이사진에 합류시키면서 쉰들러와 행동주의 펀드 등의 경영권 공격에 대한 방어장치 마련에 성공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날 오전 9시 충북 충주 본사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기타비상무이사 선임(후보 임유철)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후보 이기화) 등 안건이 원안대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현 회장은 앞서 지난달 현대엘리베이터의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각각 사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 회장의 이사직 사임에 따라 필요성이 대두됐던 신규 여성 사외이사 선임과 함께 새로운 이사진을 구성한 것으로, 신임 이사회 의장은 후속 임시 이사회에서 선임 예정이다.

    이사진에 새롭게 합류한 임유철 이사는 H&Q코리아파트너스 공동대표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는 지난 6월 현 회장과 자녀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현대홀딩스에 약 3100억원을 투자하며, 현 회장의 ‘백기사’로 등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임 이사가 16년간 투자대상 기업의 기타비상무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경제와 경영 분야에 대한 풍부한 전문지식 및 재무정보에 대한 경험을 두루 축적했다며 후보 추천 사유를 밝혔다.

    이기화 이사는 현재 다산회계법인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이화학당 감사, 한국회계기준원 회계기준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역임했으며,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재무분야 전문가이자 여성 이사로서 새로운 이사진에 전문성과 다양성을 부여하게 됐다.

    이사 선임은 주주총회 보통 결의 사항으로, 주주 의결권 과반수 및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다.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율은 현 회장(5.74%)과 현대홀딩스(19.26%) 등 특수관계인이 27.8%를 보유해 안건은 무리 없이 원안 가결됐다.

    현 회장의 빈 자리를 우군이 메우는 등 현대엘리베이터는 경영권 방어진 구축에 성공했다. 그러나 행동주의펀드 KCGI자산운용, 다국적 승강기 기업 쉰들러 홀딩 아게의 견제가 여전한 만큼 분쟁의 불씨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실제 KCGI자산운용은 지난 15일 ”현대엘리베이터가 임시 주주총회 일정을 6주 전에 공시하며 일반 주주의 주주제안을 원천 봉쇄했고, 또다시 임시 주총 2주 전 정정공시로 ‘일반주주의 이사선출권 보호’ 제도를 훼손했다”며 규탄했다.

    기습 공시로 인해 수탁사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해야 하는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안건을 자세히 검토할 시간적 여유조차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지배주주와 우호적 관계인 H&Q파트너스 측 인사가 이사 후보로 추천된 점에 대해서도 지배주주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주총에서 KCGI자산운용은 이사 선임안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았고,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는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쉰들러 측은 이사 후보자들에게 현 회장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것인지 등 독립성도 거듭 강조했다.

    현대대엘리베이터는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배당확대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책도 실시할 계획이다. 

    향후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하이나 자사주 소각 등으로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고 비경상 수익에 대해서도 별도의 배당, 자사주소각 등을 실시해 주주가치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