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금리차 석달 연속 감소장단기 조달금리 역전… 안정자산 담보대출 경쟁금리하락기 은행마진 감소… 상생금융·대출규제 부담
  • ▲ 서울 한 아파트 단지 전경ⓒ뉴데일리DB
    ▲ 서울 한 아파트 단지 전경ⓒ뉴데일리DB
    올 한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금리인하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시중은행들이 긴장하는 모습이다. 통상 금리인하기에는 은행마진이 감소하기 때문에 대출자산 관리에 역점을 두는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연 3.28~5.656%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상하단 모두 연 0.3~0.4%p 하락했다.

    주담대 금리하락은 은행들의 자금조달처인 채권금리가 빠르게 하락한 영향이다. 특히 단기물에 비해 장기물 하락이 두드러지면서 주담대 금리하락을 부채질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연 3.714%인 반면 주담대 고정형에 반영되는 5년물은 연 3.705%까지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금리변동 리스크를 부담해야 하는 장기채권 금리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단기 금리역전이 본격화된 셈이다.

    금리하락기를 앞둔 시중은행들의 표정은 복잡하다. 여러 변수가 있지만, 기준금리가 0.25%p 떨어지면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0.03~0.05%p 하락하고, 이자이익은 1000억원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리인하 속도가 가파를수록 수익감소는 더욱 커진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8월 이후 석달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써냈던 은행지주들이 예년만 못한 실적을 예상하는 이유다.

    특히 금리하락기에는 변동 리스크가 적고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장기대출 상품을 얼마나 파느냐가 중요한 실적 포인트다.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로 운용하는 채권 트레이딩의 역마진을 피하기 위해서다. 만기가 짧은 신용대출보다 주담대 판매에 은행들이 열을 올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전세대출 경쟁을 시작했고, 신용대출 대환대출 플래폼이 자리를 잡으면서 단기자금 대출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며 "고액을 장기간 취급하며 비대면 대출이 어려운 주담대 판매를 통해 영업이익 공백을 메꿔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지속되는 상생금융 압박과 대출규제는 올해 은행 실적의 걸림돌이다. 주요 은행이 내놓은 상생금융 지원규모는 2조원에 달하고, 올해부터는 스트레스 DSR이 도입되면서 대출문이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091조9383억원으로 전월대비 5조4288억원 늘어나 금융당국을 긴장케 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지난해 약 1조5000억원 가량의 상생금융 비용을 인식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반영할 경우 금융지주사(기업은행 포함)들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1조4000억원에 그쳐 전년동기대비로도 약 49% 가까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