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생아 수 956만명…1949년 이후 첫 1천만 하회"中, 저출산 여성 탓하며 출산 압박…여성들 외면""여성들, 정부 정책에 피로감…자기 자신 중시 경향 여파도"
  • ▲ 중국 베이징. 231214 AP/뉴시스. ⓒ뉴시스
    ▲ 중국 베이징. 231214 AP/뉴시스. ⓒ뉴시스
    중국의 출산율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정부가 여성들에게 아이를 더 갖도록 압박하고 있지만, 여성들은 이런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재 약 14억명인 중국 인구가 2100년에는 5억명으로 급감할 것이란 인구 추계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 사회가 저출산의 책임을 여성들에게 돌리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2년 중국의 신생아 수는 956만명으로 '신중국'이 건립된 1949년 이후 73년 만에 연간 1000만명을 밑돌았다.

    2012년에만 하더라도 신생아 수가 1635만명에 달했지만, 불과 10년 만에 신생아 수가 41% 급감한 것이다.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2020년 1.30에서 2022년 1.09명으로 하락한 상태다.

    WSJ은 중국의 인구 감소세가 가속하면서 2100년에는 인구가 5억8700만명으로 급감할 것이라는 펑슈졘 호주 빅토리아대 선임연구원이 이끈 공동연구팀의 인구 추계 연구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출산 장려금 지급 △육아 수당 지원 △주택 구매 우대 혜택 부여 등 다양한 출산 장려책을 내놨지만,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젊은 층으로부터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출산 친화적 문화'를 위한 캠페인이 국가적인 시급한 과제로 자리 잡았지만, 오히려 여성들의 반발감만 키우고 있는 분위기다.

    WSJ은 젊은 여성들이 정부나 친척들이 바라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우선시하는 데에서 출산율 하락의 원인을 찾았다.

    이들이 중국 정부의 괴롭힘에 피로감을 느끼고 나아가 육아에 따른 희생을 우려하면서 출산을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은 "중국 여성들의 출산 거부는 고령화하는 중국의 인구를 늘리기 위해 더 많은 신생아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중국 공산당 정부에 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저출산의 책임을 여성들에게 돌리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지난해 10월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화전국부녀연합회에 행사에서 "여성 분야의 위험을 예방하고 해결하자"라고 연설한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이 매체는 지목했다.

    왕이청 워싱턴앤리대학 정치학 조교수는 시진핑 주석의 발언에 대해 "여성이 직면하고 있는 위험에 대해 얘기한 게 아니라 여성을 사회 안정의 주요 위협 요인으로 간주한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