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핑크 공백' YG엔터 주가 한 달 만에 26% 급락3사 주가는 견조…하이브 10%·JYP 6%·SM 9% 상승수입 의존도 분산·차세대 아티스트 라인업 여부 따라 주가 전망 갈려
  • 국내 4대 엔터사 중 유독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의 주가가 비실대고 있다. 재계약 불발에 따른 블랙핑크의 매출 공백을 상쇄할 파괴력을 가진 대체 그룹이 부재한 영향이다. 반대로 차세대 라인업을 부지런히 꾸려 소속 아티스트 수입 의존도가 분산된 나머지 엔터 3사들은 견조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한 달여 만에 YG엔터의 주가는 25.6% 급락했다. 

    지난 가을만 해도 10만원에 육박하던 YG엔터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인건 지난 10월께다. 이 회사 최대 수익원인 블랙핑크의 재계약 이슈가 주가 하락의 트리거로 작용한 것. 지속적으로 내리던 주가는 12월 들어 4만원대까지 빠졌지만, 블랙핑크의 재계약 공시에 단숨에 6만원대를 회복했다. 

    하지만, 회사가 블랙핑크와 팀 단위 활동 재계약만을 체결하고 개별 활동은 멤버별로 각자 진행한다는 사실이 공식화 되면서 주가는 또 다시 급락세를 탔다. 지난 10일 YG의 종가는 4만4800원, 이날 장중 4만4050원까지 빠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시장에선 YG엔터가 사실상 껍데기만 잡았다는 평가를 내린다. YG 매출에서 블랙핑크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80%이상으로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등 덕분에 지난해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3157억원을 기록, 전년 연간 매출액(3911억원) 수준을 반년 만에 달성했다.

    여기에 YG의 지난 10년을 이끌어온 빅뱅, 군 입대로 공백기를 맞은 위너를 비롯해 전속계약 종료 이후 재계약을 하지 않은 아이콘까지 주요 아티스트들이 잇따라 떠난 상황도 부담이다. 지난해 11월 데뷔한 트레저도 블랙핑크의 파괴력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더욱이 문제는 이 공백을 만회할 여성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데뷔마저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YG엔터가 블랙핑크 이후 7년여 만에 선보이는 걸그룹 베이비몬스터는 데뷔가 두 차례 연기되고, 핵심 멤버 아현이 데뷔조에서 하차했다. 

    반면 YG엔터와 비교해 소속 아티스트 수입 의존도 분산과 향후 후속 아티스트들의 뚜렷한 활동이 전망되는 나머지 엔터 3사의 주가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6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하이브는 9.6%, JYP엔터는 6.1%, 에스엠이 8.9% 각각 상승했다. 

    국내 엔터업계 시가총액 1위 하이브는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부재를 성공적으로 지워가고 있다.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엔하이픈, 르세라핌, 뉴진스 같은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들의 활발한 국내외 활동으로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여기에 올해 투어스, 캣츠아이 등 3개 이상의 신인 그룹 데뷔가 예정돼 있어 아티스트 라인업은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JYP엔터는 탄탄한 글로벌 팬덤을 구축한 스트레이키즈, 트와이스와 함께 있지, 엔믹스, 니쥬 등 신인 그룹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리퍼블릭레코드와 합작한 비춰, 소니뮤직 합작의 넥스지의 데뷔가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시세 조종 관련 사법 리스크와 중국 매출 감소가 부담이긴 하지만 에스엠 역시 NCT드림, 에스파와 지난해 데뷔한 신인그룹 라이즈의 활약 속에 성장이 기대된다. 또한 올해 2분기 내 신인 걸그룹이 1팀 더 출범할 예정이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은 나머지 3개 엔터사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YG엔터의 목표주가는 현 주가보다 낮은 4만원으로 제시하며 매도 의견을 밝혔다.

    카라 송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트레저와 베이비몬스터의 앨범·콘서트 수익과 YG엔터가 유통하는 하이브 아티스트의 앨범 판매 호조가 블랙핑크 활동 둔화로 인한 콘서트·MD 수익 기여도 약화를 부분 상쇄할 것"이라면서도 "블랙핑크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완전히 상쇄하진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티스트의 공백 우려가 커진 YG엔터는 베이비몬스터 앨범 발매 전까지는 당분간 주가가 상승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블랙핑크 개별 활동에 대한 재계약 무산 발표 후 베이비몬스터의 음반 발매 계획도 시장의 예상보다 늦은 올해 2분기로 발표되며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블랙핑크 및 베이비몬스터의 올해 연간 활동 전망이 수정됨에 따라 매출 추정치 하향 조정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