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잔치 눈총에 성과급 일제히 축소 우리은행 280%→180%로 축소 예상조단위 상생금융액 작년 실적에 반영한 탓이익 감소→직원 성과급 축소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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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들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음에도 성과급 규모를 오히려 축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은행권이 상생금융을 위해 내놓은 2조원+α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작년 초 임금의 400%까지 지급했던 직원 성과급 규모를 올해는 일제히 축소했다. 

    우리은행 노조는 전날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하며 직원들에게 작년 기준 성과급 규모가 180~18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작년초 지급한 280% 대비 100%포인트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해 기준 성과급 규모를 통상임금의 230%로 결정했다. 전년에 지급한 280%+현금 340만원 지급과 비교하면 쪼그라들었다. 

    NH농협은행 역시 지난해 400%+현금 200만원 지급에서 올해는 200%+300만원 지급으로 조정했다. 

    신한은행도 최근 230%+우리사주 51%지급으로 성과급을 확정했다. 전년에 지급한 300%+61% 대비 내려갔다. 

    임단협과 성과급 협상을 진행 중인 하나은행 역시 성과급 축소가 유력하다. 

    은행들은 통상 성과급을 실적(당기순이익, 영업이익 목표 달성률)에 비례해 책정한다. 

    기준금액에 성과목표 달성률 등을 반영한 평가지급률을 적용해 결정하는 식이다. 당기순이익이나 영업이익 등이 확대될수록 성과급도 늘어난다. 

    표면적으로 보면 은행권은 2022년에 이어 작년에도 고금리 덕에 이자이익이 늘면서 역대급 실적이 추정된다. 

    집계가 완료된 지난해 3분기 기준 5대 은행의 누적 순익은 약 11조328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약 10조759억원)보다 12.4% 늘었다.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이자이익은 약 28조6920억원으로 역시 작년 같은 기간(약 26조3804억원)보다 8.8% 증가했다.

    고금리 속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이 축소된 이유는 정부의 압박에 의해 은행권이 비자발적으로 낸 상생금융 비용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은 지난 연말 상생금융 지원액으로 총 2조원+α를 약속했다. 상생금융액을 확정한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만 놓고 보면 전체 지원액의 75%인 1조5000억원을 지원한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3721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이 3067억원, 우리은행(2758억원), 농협은행(2148억원) 순이다. 하나은행은 아직 지원 규모를 확정하지 못했지만 33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주요 은행들은 2000억~3000억원에 달하는 상생금융 지원액을 대부분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반영하면서 당기순이익 등 실적이 줄어들었고, 성과급에 악재로 작용한 것이다. 

    아직 성과급 협상을 진행 중인 은행의 경우 상생금융 지원액을 일시적인 우발채무로 볼 것인지 혹은 경상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볼 것인지를 저울질 중이다. 

    은행 관계자는 “성과급을 확정한 은행들은 상생금융 비용 수천억원을 작년 4분기 실적에 반영해 이익 감소로 인한 성과급 축소가 발생한 것”이라며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인 일부 은행들은 상생금융 비용을 성과급에 반영하지 않는 비용으로 볼 것인지 여부를 노사가 논의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