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총 13개단지 분양…6개단지서 청약미달 속출 현대·GS·SK 손잡아도 1순위 청약서 고작 '3.85대 1'중견·중소건설 지방공급 단지 '0%대 경쟁률' 기록 시평62위 남광토건 적자전환…부채비율 211% '위험'
  • ▲ 아파트 재건축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 아파트 재건축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새해 분양단지 절반가량이 청약에서 미달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견·중소건설사가 지방에 분양한 단지는 전부 청약마감에 실패했고 경쟁률도 0%대에 그쳐 업계내 유동성 위기가 가중될 전망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분석결과 이달 분양에 나섰던 13개단지 가운데 6개단지에서 미달이 나왔다.

    해당단지는 △덕계역 진산 블루시엘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VIEW △보해 썬시티 리버파크 △후포 라온하이츠 △안성 하우스토리 퍼스트시티 △제천 신백 선광로즈웰아파트 등이다.

    이중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VIEW'를 제외하면 모두 규모가 작은 중견·중소건설사 물량이다.

    GS건설·현대건설·SK에코플랜트가 재개발사업으로 공급한 '광명자이힐스테이트SKVIEW'는 국평(84㎡) 기준 12억원대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혔다.

    1순위청약에서 387가구 모집에 1492명이 신청해 평균경쟁률 3.85대 1을 기록했지만 일부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2순위청약까지 마친 소형평형 34㎡A와 39A㎡ 등 일부 타입에서 현재 물량이 남아있는 상태다.

    중견·중소사들 분양단지는 대부분 0%대 경쟁률을 피하지 못했다. 청약자가 단한명도 없는 단지도 나왔다.

    '안성 하우스토리 퍼스트시티'는 시공능력평가순위 62위로 비교적 규모가 큰 남광토건이 공급했음에도 흥행참패를 피하지 못했다.

    이 단지는 2순위청약까지 마쳤지만 468가구 모집에 신청이 14건(경쟁률 0.03대 1)에 그쳐 전타입 미달이 발생했다.

    시평순위 387위 진산건설이 분양한 '덕계역 진산 블루시엘'은 54가구 모집에 신청건수가 20건(0.37대 1)에 불과했다.

    순위권 밖에선 선광건설이 공급한 '제천 신백 선광로즈웰아파트'가 209가구 모집에 2건(0.01대 1), 보해토건 '보해 썬시티 리버파크'가 208가구 모집에 17건(0.08대 1) 신청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시평순위 685위 만송종합건설이 경북 울진군에 분양한 '후포 라온하이츠'는 60가구 모집에 신청이 단 한건도 없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청약경쟁률이 0%에 그쳤다는건 추후 '준공후 미분양' 단지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특히 지방사업장 경우 악성 재고자산으로 장기간 남아 건설업계 유동성 위기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 아파트 재건축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이번에 청약미달이 발생한 남광토건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주택사업 부진과 원자잿값 상승 등으로 영업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작년 3분기 누적 21억5905만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전년동기 영업이익 42억1659억원을 기록했는데 1년새 64억원 가까이 줄었다.

    누적된 미분양에 매출원가율이 92.3%에서 97.2%로 4.9%p 오르며 실적악화를 초래했다. 부채비율도 211%로 재무건전성 위험기준인 200%를 웃돌았다.

    이런 가운데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물량이 장기간 적체되면 현금이 돌지 않아 자금난에 직면할 수 있다.

    시평순위 99위 광주·전남 중견건설사인 한국건설도 은행에 중도금이자를 내지 못하면서 유동성 위기설에 휘말렸다.

    한국건설은 최근 광주 동구 등에 짓고 있는 4개단지 아파트 분양계약자들에게 중도금이자 납입지연에 따른 사과와 함께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한국건설 측은 "아파트 시공사업과 관련해 고객들의 중도금대출 이자를 납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회사를 믿고 '아델리움'을 선택해준 고객에게 피해를 드리게 된 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 건설사도 급격한 분양시장 침체와 자잿값 상승이 겹쳐 자금경색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부랴부랴 지방 준공후 미분양주택 구입시 세제감면과 주택수 제외 등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지방 분양시장 자체가 싹 가라앉았는데 금전적 인센티브가 얼마나 효과가 있겠나"라며 "금리 같은 외부변수가 해결되지 않으면 미분양 문제는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미분양 물량을 매입해 임대로 활용하는 방안이 그나마 현실적이지만 부정적 여론탓에 현실화될지 의문"이라고 부연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정부대책은 세금 감면 및 인센티브 부여 위주라 침체된 건설경기를 바로 회복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침체된 지방 사업장에 회복 여력이 있는지 신규 프로젝트 진행이 가능한지 등을 다시한번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