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인 쌍끌이 매수에 두 달간 카카오 60%·네이버 23% 급등 개미 이탈세 뚜렷…한때 국민주, 주가 하락세에 물렸다 탈출증권가, 실적·성장세 기대에 목표주가 상향…"금리인하·AI 수혜"
  • 한때 국민주로 불렸던 카카오와 네이버의 주가가 최근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에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오랜시간 주가의 하향세 속에 속이 타들어갔던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른 틈에 해당 주식을 팔아치우고 떠나고 있다. 증권가에선 실적과 성장성에 주목하며 두 종목의 추가 상승세를 점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월부터 최근 두 달여간 카카오는 59.8%, 네이버는 23% 상승했다. 

    카카오의 주가를 끌어올린건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이 기간 외국인은 3282억원, 기관은 4728억원 카카오를 쌍끌이 순매수했다. 기관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위는 단연 카카오였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8위에도 카카오가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은 네이버를 더 많이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 4위는 네이버로, 4182억원어치 담았다. 기관도 네이버를 968억원어치 적지 않은 양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이 네이버, 카카오를 사들이는 동안 개인은 해당 주식들을 대거 팔아치웠다. 개인 순매도 상위 종목 2위, 4위는 카카오와 네이버로 각각 7819억원, 504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오랜시간 물려있던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가 오르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들에게 카카오와 네이버는 애증의 주식이었다. 이들 주식은 코로나19 성장주로 주목받았지만 글로벌 금리 인상과 실적 부진, 오너의 사법리스크 등까지 겹치면서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2년여 전 한때 46만원대를 찍었던 네이버는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며 지난 11월 17만원선까지 하락했다. 카카오도 17만원대까지 승승장구했지만 지난 10월 3만원대까지 빠졌다.

    오랜 시간 끝을 모르고 하락했던 두 주식의 최근 상승세에 영향을 준 건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다. 

    성장주는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의 미래이익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는다. 반대로, 지난 연말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끝을 보인다는 시장의 기대감이 커지자 성장주들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주가 상승 요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네이버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0조8731억원, 1조7111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추정치 대비 각각 11.91%, 15.65% 늘어난 수준이다. 카카오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9조4172억원, 6160억원이다. 지난해 추정치 대비 각각 14.99%, 29.70% 높다.

    최근 주식시장의 상승재료인 인공지능(AI)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는 점도 이들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네이버는 자사가 개발한 거대 언어 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의 영역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챗GPT보다 한국어를 6500배가량 더 많이 학습한 언어 모델로, 초대규모 AI 프로덕트를 구축할 수 있다. 네이버는 기업용 하이퍼클로바X로 B2B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수익화를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새 AI 모델인 '코GPT 2.0(가칭)'의 구축을 지난해 완료했다. 오픈AI의 GPT스토어의 등장도 호재로 읽힌다. 국내 최대 일간활성이용자수(DAU)·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보유한 카카오가 생성 AI앱들의 주요 플랫폼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또한 카카오는 최근 그룹 쇄신에 초점을 두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주가조작 논란과 내부 비리 폭로 등 여러 악재에 시달렸던 만큼 적극적인 경영 쇄신에 나서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네이버와 카카오 목표주가를 올려잡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네이버 목표주가를 기존 27만원에서 32만원으로 올렸다. 키움증권은 34만원을 유지하면서 업종 톱픽으로 네이버를 꼽았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 네이버 주가는 23만500원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카카오 주가를 기존 5만8000원에서 8만원으로, 현대차증권은 7만2000원에서 8만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6만2000원에서 6만9000원으로 각각 올려잡았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 카카오 주가는 6만400원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글로벌 금리 인하는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 상승 두 측면에서 주가 상승을 이끌 전망"이라며 "여기에 콘텐츠 강화와 생성 AI 기반 B2B 비즈니스 확대, 자회사 구조조정으로 자체적인 성장 모멘텀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지난해 부진했던 광고 실적이 2024년부터는 오픈채팅 등 새 인벤토리 추가 및 광고 단가 상승 등으로 성장률 회복이 예상된다"며 "올해 톡비즈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9% 상승한 2조4800억원으로 추정하며 성장률은 전년 대비 3.4%포인트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