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부 롱리스트' 오늘 확정캐나다 이어 중국·아르헨 호화이사회 논란 확산최정우 회장, 사내후보 등 16명 입건"비판 겸허히 수용. 더욱 신중할 것"
  • ▲ 연이은 호화 이사회 논란에 포스코 차기회장 구도가 안갯속으로 빠졌다. ⓒ뉴데일리DB
    ▲ 연이은 호화 이사회 논란에 포스코 차기회장 구도가 안갯속으로 빠졌다. ⓒ뉴데일리DB
    최근 호화 이사회 논란이 확산되면서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선임 과정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악의 경우 재공모에 돌입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이날 6차 회의를 개최해 ‘내외부 롱리스트’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후추위는 이달 3일 내부 롱리스트 후보자 7명을 결정했으며, 이날 외부 평판조회 대상자 15명 중 외부 롱리스트 후보자를 추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호화 이사회 등 논란이 확산되면서 차기 회장 선임절차와 관련한 공정성에 잡음이 일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8월 6일부터 12일까지 캐나다에서 이사회를 개최했다. 해당 이사회 일정에는 약 6억8000만원이 들었는데, 자회사인 포스코와 포스칸(포스코 캐나다 법인)이 집행하도록 해서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게다가 해당 일정에 참석한 사외이사들은 최고급 호텔에 묵고 초호화 식사를 하면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최 회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7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포스코홀딩스 임원 4명 등 총 16명은 최근 경찰에 입건되어 조사를 받았다. 

    이번 사안은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로 이첩됐는데, 이곳은 일선 경찰서가 담당하기 어렵고 복잡한 경제·금융 사건의 수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 ▲ 포스코홀딩스 후추위는 17일 내외부 롱리스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뉴데일리DB
    ▲ 포스코홀딩스 후추위는 17일 내외부 롱리스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뉴데일리DB
    논란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 회장과 사내이사, 사외이사들은 지난 2019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이사회를 명목으로 전세기를 이용해 백두산 등을 여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일정에는 7억~8억원가량 소요됐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을 자회사 포스코차이나가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최 회장과 일부 이사진은 2022년 3월 아르헨티나 실타주(州)의 현지 리튬공장 착공식에 참석했다. 다만 이 행사에 리튬 분야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외이사가 동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호화 이사회 의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후추위는 정면돌파에 나섰다. 후추위는 이달 13일 입장문을 통해 “비판하는 취지를 겸허하게 수용해 앞으로 더욱 신중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후추위는 내외부 롱리스트를 확정한 후 후보자들에 대해 외부인사 5인으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자문단’에 의견을 받을 계획이다. 이후 1월 말에 5명 내외의 ‘숏리스트’ 후보군으로 압축하고, 2월 심층 면접을 통해 최종 1인을 결정해 이사회에 추천할 예정이다.

    그러나 호화 이사회 등 연이은 논란으로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의 공정성과 신뢰도가 타격을 받았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포항 지역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이달 12일 성명서를 통해 “최 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사외이사들의 해외 호화·외유성 출장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사·내외 이사들은 최 회장과 함께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며, 차기 회장 후보 및 추천 위원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 ▲ 범대위는 최근 상경집회를 통해 호화 이사회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범대위
    ▲ 범대위는 최근 상경집회를 통해 호화 이사회에 대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범대위
    호화 이사회 논란의 파장이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차기 회장으로 내부 인사보다 외부 인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게다가 외부 롱리스트 후보자가 발표되기 직전의 미묘한 시점에 의혹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의중, 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심중)이 개입됐다는 추측마저 나온다. 

    특히 이번 논란으로 포스코홀딩스 사내이사이면서 내부 인사로 분류되는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유병옥 부사장 ▲김지용 미래기술연구원장 겸 최고기술책임자 등은 차기 회장 선임 레이스에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권영수 前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황은연 前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등 외부 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권 前 부회장의 경우 지난해 연말 김대기 前 대통령 비서실장과 막역한 사이이며, 김 前 비서실장이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개입하고 있다는 내용의 지라시가 돌기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호화 이사회 논란 여파가 가라앉지 않을 경우 포스코그룹이 차기 회장 재공모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후추위는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엄정한 심사 작업을 진행하는 중요한 시기에 후추위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이득을 보려는 시도가 없는 지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축했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호화 이사회 사안 등은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언급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