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늘봄학교 전면 무상화 추진… 재원 대책은 함구교육계 "제대로 된 예산·인력 투입 안 되면 빛 좋은 개살구 될 것""재원 대책 등 구체적으로 밝히면 정책 신뢰성 더 높일 것"
  •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8월9일 충남 천안시 불당초등학교를 방문해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8월9일 충남 천안시 불당초등학교를 방문해 늘봄학교 프로그램에 참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선이 다가오면서 여당이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식 저출산 공약을 내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5일 국민의힘은 초1~고3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 매년 100만 원씩 '새학기 도약 바우처'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했다.

    새학기 도약 바우처는 초1부터 고3까지 매 학기 초인 3월과 9월에 50만 원씩 2차례 지급된다.

    국민의힘은 또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늘봄학교 전면 무상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2025년에는 초등학교 1학년과 전학년 취약 계층이 무상 대상이지만, 2026년에는 초등학교 2~3학년까지, 2027년에는 모든 초등학생들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국민의힘 공약개발본부는 이날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양육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돌봄 서비스 시스템의 대대적인 개선을 약속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런 공약을 발표하면서도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은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권을 책임지는 여당이 재원 대책을 전혀 발표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박근병 서울교사노조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날 국민의힘이 발표한 늘봄학교 등 공약은) 총선을 목전에 두고 표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며 "제대로 된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지 않는 한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공약으로 발표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보여지는 게 없어서 학교 현장에서는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며 "아이들에게 질 높은 돌봄을 서비스하려면 기본적으로 예산과 인력 배치가 구체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예산이나 인력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면 정책에 대한 신뢰성을 더 높일 수 있다"며 "그런 측면을 고려해 (정부나 여당이 소요재원 등을) 조속히 발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부나 여당이 재원 대책 발표를 늦추고 있는 배경과 관련해 조 대변인은 "많은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신중히 추산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