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나비엔, 작년 영업익 1062억원… 전년比 77.7%↑귀뚜라미그룹, 2년 연속 매출액 1조원 상회 유력국내 시장 성장률 둔화… 선제적 대응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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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보일러업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의 지난해 매출이 나란히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시장 공략과 사업 다각화가 양사의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조2043억원, 영업이익 1062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3.7% 늘었고, 영업익은 77.7% 증가했다. 순이익은 56.3% 증가한 838억원으로 나타났다. 

    국내와 해외의 매출이 견조하게 증가했고 물류비용이 줄면서 손익이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지난해 북미 등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기반으로 매출 성장을 이뤘다”면서 “환율의 영향과 물류비 개선으로 인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해외시장에서의 인기가 경동나비엔의 호실적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경동나비엔은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보일러 시장을 넘어 꾸준히 해외로 무대를 확장, 현재는 전체 매출의 약 70%가 해외서 발생하는 정도다. 

    이 가운데 북미 매출의 비중은 작년 3분기 누적 매출 기준 57.7%에 달한다. 경동나비엔은 2012년 낮은 가스압에서도 제어가 가능한 콘덴싱온수기(NPE)를 출시하면서 북미 콘덴싱온수기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이후 꾸준히 판매고를 올리면서 현재 약 47%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콘덴싱보일러·온수기 부문 시장점유율 1위다.

    경동나비엔은 북미를 넘어 중미와 러시아, 중국, 유럽, 중남미, 호주 등지에서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작년 2월 우즈베키스탄 법인을 개소한데 이어 7월에는 멕시코법인 설립한 것. 2022년에는 업계 최초로 수출액 5억 달러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귀뚜라미도 2년 연속 연 매출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2022년 귀뚜라미홀딩스는 매출액 1조2024억원을 내며 지주사 전환 이후 3년만에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매년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어 지난해 매출도 1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난방사업 뿐 아니라 냉방, 공조, 에너지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에 따라 지난해에도 매출 성장세가 이어졌을 것이란 관측이다. 

    귀뚜라미는 국내 보일러 시장의 성장이 주춤해진 2000년대부터 종합 냉난방 에너지그룹의 도약을 추진해왔다. 난방 사업은 고효율 친환경 보일러 제품으로 더욱 강화했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자 인수합병(M&A) 등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 

    2006년 귀뚜라미범양냉방, 2008년 신성엔지니어링, 2009년 센추리 등 ‘냉방공조 3사’ 인수가 대표적이다. 2016년에는 귀뚜라미에너지 인수를 통해 에너지 공급업까지 진출해 에너지기기 제조업 분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2020년엔 공기정화와 환기를 동시에 구현하는 ‘환기플러스 공기청정시스템’도 출시했다. 현재 귀뚜라미의 자산포트폴리오 내 보일러사업 비중은 30% 초반대에 불과하다. 

    주력인 난방사업에서는 2011년 업계 최초로 온수매트를 출시했고, 2020년에도 업계 최초로 ‘3세대’ 카본매트를 선보였다. 특히 3세대 카본매트 온돌은 출시 3년차 프리미엄 난방매트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으로 거듭나며 매출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귀뚜라미에 따르면 작년 4분기 ‘3세대 카본매트 온돌’ 판매량(10월~12월)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 이후 시장 포화로 성장세가 주춤함에 따라 보일러업계는 선제적으로 해외시장 확대, 사업 다각화에 나서왔다”면서 “앞으로도 이 같은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