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출신·글로벌 사업 전문가기업가치 1.5조 현실화할 묘안 주목글로벌 비즈니스 강화 등 IPO 성공 발판 다지기
  • ▲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신임 대표. ⓒ롯데글로벌로지스
    ▲ 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신임 대표.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강병구 신임 대표가 만만치 않은 시험대에 직면했다. 안으로는 수익성을 높이고 밖으로는 기업공개(IPO) 성공이라는 숙제를 맡게 된 것. 물류업계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당초 목표한 기업가치 1조5000억원을 받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강병구 신임 대표의 취임식을 개최했다. 지난해 말 그룹 정기 인사를 통해 박찬복 초대 대표가 용퇴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강병구 대표는 1968년생으로, 미국 플로리다 메트로폴리탄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글로벌 물류기업 UPS의 영업·회계부서에서 근무했다. 2008년 삼성SDS로 자리를 옮겼다가 2016년 다시 UPS에 복귀해 아시아태평양영업 부사장, 글로벌영업 부사장 등을 지냈다.

    2021년에는 CJ대한통운에 합류해 글로벌사업 부문을 이끌며 사우디아라비아 글로벌 권역물류센터 건립, 미국 내 대규모 물류센터 건립, 해운선사 에버그린과 업무협약 등을 추진하는 등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한 이력이 있다.

    강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IPO가 꼽힌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기업가치 1조5000억원을 목표로 잡고 지난해 11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상태다.

    회사가 기업가치 1조5000억원으로 설정한 이유는 투자 유치 과정에서 재무적투자자(FI)와 맺은 풋옵션 계약 때문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통합법인 출범 이전인 2017년 FI로 들어온 사모펀드 메디치인베스트먼트를 2대주주(지분율 21.87%)로 두고 있다. 

    당시 롯데는 올해까지 IPO에 성공하지 못하면 연 복리 3%를 가산해 지분을 되사주기로 했는데, 이게 약 1조5000억원이다. 롯데로서는 그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고 상장해야만 이로 인한 손실을 떠안지 않는 것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를 향한 시장의 평가도 극복해야할 문제다. 회사가 출범하던 2019년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면 택배 등 물류기업 전반에 대한 기대치가 크게 낮아진 상태다. 

    특히 2022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목표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주가수익비율(PER)을 50배 이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같은 기간 CJ대한통운의 주가수익비율 11.8배, 한진의 주가수익비율 6.6배와 비교해보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역할이 큰 만큼 강 대표로서는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다만 강 대표가 글로벌 전문가로 탄탄히 커리어를 쌓아온 만큼 경험을 앞세운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실제로 강 대표는 고부가가치를 지닌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국가 간 전자상거래·CBEC) 물류 등 신사업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CBEC 시장 규모는 약 1200조원으로, 매년 CBEC 시장의 성장률은 연평균 22%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표는 “글로벌 물류 산업의 선두 주자로 끊임없이 혁신하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며 “물류 네트워크를 고도화해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