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경쟁 심화, 수익성 지표 둔화 등 악재FI 풋옵션 행사 시점 1년 더 연장 요청 전망기업가치 제고 주력…내년 1분기 IPO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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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 시기가 내년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지난해 이자 부담 증가로 약화한 수익성 지표를 단기간 내 개선하기 어려운 만큼 연내 IPO(기업공개) 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조6141억원으로 2022년 대비 9.6% 줄었고, 영업이익은 639억원으로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4.9% 감소한 148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이 낮아졌다.

    이자비용이 크게 늘며 순익폭이 줄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22년 410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썼는데, 지난해에는 이보다 31.6% 증가한 540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하며 금융부담이 커졌다. 이에 2022년 0.7% 수준이던 순이익률도 지난해 0.4%까지 낮아졌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높은 금융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서브터미널·집배센터 증설, 자동화설비 도입, 대형 자동화물류센터 구축 등 인프라 투자를 진행 중으로, 이에 따른 차입금 증가가 불가피하다.

    오는 5월 31일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도래에 앞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500억원의 무보증사채(SB)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만기 도래 사채의 표면이율은 1.978%에 그친다. 금리 인상에 따라 새로 발행하는 사채 이자율은 이보다 더 높게 책정, 이자 부담 확대가 예상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IPO 시기도 당초 목표한 올해에서 내년 상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물류 업계의 경쟁 심화와 둔화한 수익성 지표 등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몸값을 높게 평가받기 쉽지 않다. IPO 시점을 늦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시간을 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간이 많지는 않다. 과거 재무적투자자(FI)와 맺은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 계약 때문으로, 오는 4월 13일 풋옵션 시기가 도래한다. 이를 한 차례 더 연기해 시간을 벌더라도 내년 4월까지는 IPO를 성공시켜야 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17년 투자재원 마련을 위해 사모펀드 메디치인베스트먼트를 대상으로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에 LLH(사모펀드 메디치인베스트먼트 PE부문)는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21.87%를 보유, 롯데지주(46.04%)에 이어 2대주주에 올라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투자 유치 당시 특정 기한까지 IPO에 성공하지 못하면 풋옵션을 행사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풋옵션 행사 기한은 2021년 4월이었는데, 두 차례 연기해 올해 4월로 미뤄졌다. 풋옵션 행사 기한은 1년 더 연장 가능해 내년 4월로 늦출 수 있다.

    풋옵션 행사 시점까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IPO를 못하는 경우 연대보증을 선 롯데지주는 연 복리 3%를 가산해 LLH 지분을 되사주기로 했다. FI가 보유한 풋옵션의 주당가격 기준 총 1조5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상장을 하더라도 시가총액이 이에 못 미치면 롯데지주가 LLH에게 차액을 보전해줘야 한다.

    올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새 수장이 된 강병구 대표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 2조9095억원, 영업이익 1295억원을 달성한 ㈜한진의 시총은 3400억원 규모로, 주가수익비율(PER)은 13.07배를 적용받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한진보다 4.4배 많은 1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조5000억원의 밸류를 맞추려면 지난해 순이익 기준 PER이 101배까지 높아져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