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CG인바이츠 이사회 의장직 내려와 경영일선 물러나CG인바이츠 美 자회사 CGP에서 '아이발티노스타트' 개발 전념바이오텍 1세대 대표주자… 마지막 신약개발 도전될 듯
  • 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 조중명 CG인바이츠(옛 크리스탈지노믹스) 이사회 의장이 신약개발을 위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전망이다. 국산 ‘22호’ 신약 골관절염 소염진통제 ‘아셀렉스’를 개발했지만 만족할 만한 매출 성과를 내는 데 고전하고 있는 아쉬움을 췌장암 신약 후보물질 ‘아이발티노스타트’로 풀겠다는 각오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조 의장은 이달 말 CG인바이츠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다.

    2000년 7월 크리스탈지노믹스를 창업한 지 23년 7개월만에 회사를 떠나는 것이다. 지난해 4월 한 차례 대표와 사내이사를 내려놓기도 했지만 두 달만인 6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복귀했다.

    하지만 이번엔 복귀는 없을 전망이다. 보유 중인 CG인바이츠 주식 565만2838주 중 300만주는 최대주주인 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에 매각하고 나머지 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도 뉴레이크인바이츠투자에 위임하기로 했다.

    조 의장은 CG인바이츠 주식 300만주 매각대감으로 150억원을 손에 쥐게 되는데 이를 활용해 CG인바이츠의 100% 미국 자회사 CG파마슈티컬스(CGP)가 실시할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CGP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CG인바이츠로부터 아이발티노스타트 전용실시권을 확보한 뒤 CGP에서 아이발티노스타트 개발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아이발티노스타트는 미국에서 임상 2a상 시험이 진행 중인데 지난해 11월 첫 환자 투여가 이뤄졌다.

    아이발티노스타트는 저분자 화합물질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HDAC)를 억제하는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지난해 11월 종근당이 노바티스에 총 13억500만달러(1조7302억원)에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도 CKD-510’도 HDAC 억제제 계열로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암 외에도 심혈관 질환, 치매 등으로 적응증 확장 가능성이 높아서다.

    조 의장도 2015년부터 아이발티노스타트 개발을 시작해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췌장암뿐만 아니라 간암, 급성골수성백혈병, 골수이형성증후군, 특발성 폐섬유증 등에서 치료제 가능성을 확인했다. 다만 운용자금상의 문제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한 연구개발에 몰두할 계획이다.

    1948년생으로 75세인 조 의장으로서는 아이발티노스타트 개발이 마지막 신약개발을 향한 도전이 될 공산이 크다.

    조 의장은 국내 바이오기업 최초로 2015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아셀렉스 품목허가를 받으며 국산 22호 신약 개발 쾌거를 올렸지만 상업화에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아셀렉스 공급계약에 따른 수주잔고는 4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아셀렉스 매출 규모도 33억원에 불과하다. 신약임에도 CG인바이츠가 지난해 1~3분기 사용한 R&D(연구개발)비 43억원을 충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매출을 내고 있는 셈이다.

    조 의장은 한국원자력연구소 연구원, LG화학 기술연구원 바이오텍연구소장 등을 거친 뒤 2000년 7월 크리스탈지노믹스를 설립했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성영철 전 제넥신 대표, 김선영 전 헬릭스미스 대표, 유진한 전 파멥신 대표 등과 함께 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의 대표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