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도 버텼는데… 이마트, 2019년 이후 첫 총매출 감소롯데마트도 작년 매출 5.2% 감소… 대형마트 전반적 위축구매 통합 등을 통해 원가구조 개선이 올해 주요 화두로
  • ▲ 이마트의 계산대 모습.ⓒ이마트
    ▲ 이마트의 계산대 모습.ⓒ이마트
    대형마트의 봄이 끝나가고 있다. 주요 대형마트의 연간 매출이 나란히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외형 성장의 고점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에도 불구하고 매출 성장을 이어왔던 1위 대형마트 이마트의 매출마저 꺾였다는 점은 유통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양적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대형마트는 다른 유통채널과 통합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대형마트의 매출은 일제히 하락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별도 기준 지난해 총매출 16조550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7.4% 감소한 1880억원에 그쳤다. 이마트의 총매출이 감소한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이마트는 코로나19 당시에 사회적 거리두기로 매출이 감소한 홈플러스, 롯데마트와 달리 유일하게 매출 성장을 이어온 바 있다. 

    작년 고물가와 소비 침체, 온라인 시장의 침투에 이마트 마저 성장이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이마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롯데마트도 매출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롯데마트의 국내 점포 기준 작년 매출은 4조2814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줄었다. 3월 결산 법인인 홈플러스는 아직 연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폐점 점포를 고려하면 매출 성장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대형마트의 성장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도 있다. 지난해 대형마트 중 신규 오픈한 곳은 12월에 문을 연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수원화서점이 유일하다.

    오히려 이마트 성수점과 광명, 이수점이 문을 닫으면서 전체 점포 수는 감소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각각 부산 연산점, 해운대점과 인천터미널점을 폐점했다.

    대형마트 업계는 출점 대신 기존 점포 리뉴얼 및 온라인 시장 확대를 통한 성장을 추진했지만 결과적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다. 

    당분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 플랫폼 쿠팡은 지난해 이마트의 매출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업계도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강화에 힘을 싣는 중이다. 이마트는 정기인사에서 한채양 신임 대표를 발탁하며 편의점 계열사 이마트24, 기업형슈퍼마켓(SSM) 이마트에브리데이의 대표를 겸임하게 했다. 이마트는 이들 3사의 구매 통합을 통해 구매력 상승에 따른 원가 절감을 기대하는 중이다.

    선례도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2022년부터 추진해온 롯데슈퍼와 조직 통합을 통해 지난해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47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바 있다.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한 규모로 10년 만에 최대 이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장 고물가, 소비침체로 인해 장바구니가 가벼워지면서 대형마트가 고성장을 이어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앞으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전략에 대한 고민과 동시에 원가구조 개선을 통한 수익성의 회복이 주요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