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어닝 서프라이즈에 16.40% 급등AI株 폭등에 다우·S&P 사상 최고치주요 경제지표와 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아
  • ”엔비디아가 다했다“

    뉴욕증시가 엔비디아 폭등에 사상 최고치를 새로썼다. AI(인공지능) 관련 종목들이 폭주하며 다우존스 산업지수와 S&P 500 등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역시 급등했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 강세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 등은 모두 묻힌 분위기다. 

    22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6.87포인트(1.18%) 상승한 3만9069.1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105.23포인트(2.11%) 급등하며 5087.03을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는 460.75포인트(2.96%) 폭등한 1만6041.62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현지시간 22일) 시장 상승을 주도한건 단연 엔비디아였다. 

    엔비디아는 전일(현지시간 21일) 장 마감 후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기대와 우려로 지켜보던 엔비디아의 실적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엔비디아의 지난 4분기 매출과 주당순이익(EPS)는 각각 221억 300만달러, 5.16달러로 시장 예상치(204억달러, 4.59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시장 예상치 자체도 상당한 기대감이 반영된 수준이었지만,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며 말 그대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셈이다. 

    엔비디아 실적은 서버용 칩 부분의 판매 호조가 견인했다. 서버용 칩 H100의 판매 호조에 데이터센터 매출이 184억 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409% 증가한 수치로, 매출의 절반이 아마존, MS(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클라우드 업체에서 발생했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에 매출 감소가 우려됐지만, 전 세계적인 수요 급증이 이를 상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16.40% 폭등 마감했다.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AI 관련주로 꼽히는 AMD(10.69%), SMCI(32.87%), ARM(4.17%), ASML(4.81%) 등이 급등했다. MS(2.32%), 메타(3.90%), 아마존(3.54%) 등의 대형 기술주와 TSMC(2.98%), 브로드컴(6.31%) 등 칩 회로 관련된 종목들도 일제히 급등 랠리에 동참했다.

    엔비디아 랠리로 시장이 폭죽을 터뜨렸지만,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와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았다. 

    이날 발표된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0만1000명으로, 전주보다 1만2000명 줄어들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21만6000명)을 밑도는 수치다. 5주 만에 가장 적었 수준으로 고용 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같은 날 S&P글로벌이 발표한 2월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1.5로 지난달(50.7)보다 개선됐다. 시장 예상치(50.5)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17개월 만에 최고치다.

    제조업 PMI는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위축을 의미한다. 꾸준히 수축세를 이어가던 미국 제조업 경기가 지난달 50을 넘어서며 확장 국면에 진입한 뒤, 이달에도 크게 상승하며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것은 경기개선 신호로 볼 수 있지만,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요소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연준 2인자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이 올해 후반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제퍼슨 이사는 인플레이션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도 과도한 통화정책 완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는 최근 연준 당국자들의 견해와 입장을 함께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금리 인하 확률도 더욱 낮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현재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 이상 인하할 확률을 3%까지 내려갔다. 5월 0.25% 이상 인하할 확률 역시 25.4% 수준으로 전일보다 하락했다. 6월 0.25% 이상 금리 인하 확률은 66.5% 수준이다. 

    채권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각각 4.340%, 4.474%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2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4.712%까지 상승했다. 정책금리와 연동되는 단기물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 

    국제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4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80% 상승한 배럴당 78.53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