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금리인상폭 포함…주담대 대출한도 2~4% 축소수도권 청약흥행 '옛말'될수…이미 작년부터 '스멀스멀'올초 '푸르지오·e편한세상'도 청약경쟁률 '0.07~0.3대' '세제혜택vs대출규제' 엇박자정책…"현금부자만 노났다"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해 주택담보대출한도(주담대)를 줄이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당장 오늘부터 시행됨에 따라 분양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내집마련을 위한 자금조달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수도권 브랜드단지도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일각에선 시장회복을 위한 규제완화책을 내놓고 한편으로 대출을 강화한 '엇박자 정책'이 시장혼란을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스트레스 DSR은 장기침체를 겪고 있는 분양시장에 또한번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특히 현금부자가 많은 서울 강남권과 우수입지를 제외한 그외 지역간 양극화가 보다 심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DSR은 대출자가 한해 갚아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대출시 전체 금융부채 원리금 부담이 소득과 비교해 어느정도 수준인지 가늠하기 위한 지표다. 현재 은행권은 DSR이 40%를 넘지 않는 한도내에서만 대출을 해주고 있다.

    지금까지는 실제금리를 기준으로 DSR을 산정했지만 스트레스 DSR은 실제금리에 향후 잠재적 인상폭까지 더한 금리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이경우 주담대 한도가 2~4%가량 줄어들게 된다.

    이에 더해 대출한도 축소폭이 올 하반기이후부터 단계적으로 16%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예컨대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의 주담대 대출한도(주담대 변동금리 5.0% 적용)는 스트레스 DSR 도입전 3억4500만원에서 도입후 2억8400만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내집마련을 위한 매수 및 청약수요도 크게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거래량이 소폭 회복되고 일부 분양단지에 청약이 몰렸던 이유는 스트레스 DSR 도입전 '막차'를 타려는 수요 때문이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분양하는 단지 모두 스트레스 DSR이 적용되는 만큼 시장위축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 견본주택내 단지 모형도. 사진=박정환 기자
    ▲ 견본주택내 단지 모형도. 사진=박정환 기자
    스트레스 DSR 도입으로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도 청약흥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같은 조짐은 이미 지난해부터 보여왔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를 보면 지난해 분양한 수도권아파트 126개단지 가운데 73%에 해당하는 92개단지에서 1순위청약이 미달됐다. 특히 '청약불패'로 여겨지는 서울에서도 11개단지가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한 탓에 브랜드단지도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연초 지방 분양시장에선 대형건설사 브랜드단지도 맥을 못추는 양상이 이어졌다.

    최근 대우건설이 대구에서 공급한 '반고개역 푸르지오(239가구)'는 1·2순위 청약모집에 19명만 신청해 경쟁률이 0.07대 1에 그쳤다.

    DL이앤씨가 울산에 분양한 'e편한세상 번영로 리더스포레'도 188가구 모집에 신청자가 58명에 그쳐 경쟁률이 0.3대 1에 머물렀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분양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에 대출한도는 줄었으니 청약수요가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지방은 물론 수도권시장에서도 브랜드만 믿고 있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스트레스 DSR은 기본적으로 대출요건을 엄격하게 하는 방침"이라며 "경제적 여건이 우량하지 않은 구매자는 대출한도가 줄어들고 그로 인해 매수세가 꺾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엇박자 정책이 시장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침체된 시장을 회복시키겠다며 지방 미분양 주택수 제외, 재건축 안전진단 완화 등 정책을 내놓고 한편으로 대출을 강화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오락가락 정책 탓에 실수요자 고민만 깊어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