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00%서 1년 만에 200%p 축소정유4사, 업황 악화에 영업익 절반 이상 줄어올해 실적 개선 전망… 정제마진 회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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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정유사들이 실적 부진 속에서도 높은 성과급을 지급해 눈길을 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2023년 격려금으로 기본급의 800%를 전 직원에게 지급하기로 했다. 

    GS칼텍스도 지난달 말 기본급 800%를 지급했으며 SK에너지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이노베이션도 기본급 기준으로 0∼800%의 성과급을 차등 지급키로 했다. 

    HD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664%를 책정했다.

    두둑한 보너스를 받게 됐지만 정유사 직원들은 다소 아쉽게 됐다.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감소로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절반 이상 줄어들며 전년보다 성과급 규모도 200~400%p 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타 업종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직원 입장에서 성과금 삭감이 달가울 리는 없다.

    국내 정유업계는 앞서 2022년 고유가와 정제마진 강세에 힘입어 각 사마다 최대 실적을 기록, 이에 연동해 직원들에게 1200%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영업이익으로 전년보다 51.4% 감소한 1조9039억원을 기록했으며 에쓰오일도 58.3% 줄어든 1조4186억원을 거뒀다. GS칼텍스의 영업이익도 58% 감소했으며 HD현대오일뱅크은 전년 대비 77.9% 급감했다.

    정유업계는 올해 실적 혹한을 벗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국제유가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실적 부진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제마진도 회복 추세에 들어섰다. 전날 기준 싱가포르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12월 배럴당 12.4달러에서 지난달 13.2달러로 오른 데 이어 이달도 14.1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 강세는 항공유를 포함한 석유제품을 판매하는 정유업계에는 우호적 요인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등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를 포함한 원료비를 뺀 수치다.

    항공 업황 회복으로 항공유 소비가 크게 늘어난 점도 호재다.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항공유 소비량은 3467만 배럴로, 전년보다 약 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항공유 수출도 9207만배럴로 전년(8577만 배럴)보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업계의 항공유 생산공장 가동률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2021년 30% 수준까지 하락했으나 지난해 약 70%에 도달해 코로나 이전인 2019년(약 75%) 수준까지 회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정유업계는 항공유 중심의 수요 회복, 지정학적 이슈 등에 따른 석유제품 전반의 정제마진 상승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의 동반 상승을 통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