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영업손실 4조5691억… 정상화 추세지만 누적 적자 부담가스공사, 7474억 순손실… 민수·발전용 미수금 총 16兆 육박"실적부진에 주주 환원책 불확실성 커… 재무구조 개선이 먼저"
  • ▲ 한국전력 나주본사 사옥ⓒ뉴데일리DB
    ▲ 한국전력 나주본사 사옥ⓒ뉴데일리DB
    한국전력공사(한전)와 한국가스공사(가스공사)의 경영난이 지속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배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 지속으로 차입금 등에 대한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배당보다는 자본 확충이 시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에 나서면서 일부 대기업이 선제적으로 역대급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하는 점과는 대조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4조569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다만 전년 대비 영업손실 규모는 28조860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한전 매출은 88조2051억 원으로 전년 71조2579억 원보다 23.7% 늘었다. 영업비용은 연료비와 전력 구매비 감소 등으로 전년(103조9130억 원)보다 10.7% 감소한 92조774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세 차례 전기요금 인상으로 수익 구조가 조금씩 정상화하는 추세지만, 2021∼2023년 40조 원대 누적 적자는 한전에 큰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매출이 연결 기준으로 44조556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보다 13.9% 줄었다. 1조5000억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뒀지만, 당기순손실이 7474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가스공사는 "이자율 상승에 원료비 미수금 증가 등으로 차입금 평균잔액이 증가해 순이자비용이 1조5615억 원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 ▲ 가스공사
    ▲ 가스공사
    실적 부진으로 한전과 가스공사는 배당 등 주주 환원책을 펼치기 어렵다는 게 관가 안팎의 시각이다.

    한전은 5조8000억 원과 32조6000억 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한 2021~2022년 배당을 하지 않았다. 가스공사 역시 지난해 당기순이익에도 미수금을 이유로 상장 이래 처음 무배당 결정을 내렸다. 미수금은 가스공사가 가스를 밑지고 팔아 회수하지 못한 일종의 외상값이다.

    가스공사는 실적발표와 함께 "지난해 당기순손실로 배당이 어렵게 됐다"고 못박기도 했다. 가스공사의 도시가스 미수금은 민수용이 13조110억 원, 발전용이 1조9791억 원으로 총 15조7659억 원으로 집계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가스공사가 배당 등 주주가치 환원책을 실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가스공사는 지난해 미수금 증가세가 지속된 가운데 올해 미수금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를 감안하면 2조 원대의 영업이익이 가능하나, 미수금 정산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지속해서 재무구조가 악화할 수 있는 점은 위험 요인"이라며 "배당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봤다.

    한전의 경우 누적 적자가 상당한 만큼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전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64%를 기록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이 연간 기준 10조 원을 기록해야 연결기준 차입금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며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을 위한 배당,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기대감보다는 재무구조 개선이 우선"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