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사장에 유찬형 중앙회 전 부회장 급부상증권 경험 없어 전문성 부족… 노조, 강호동 회장에 경고금융 계열사 CEO 변화 촉각, 금융지주 회장만 무풍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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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주요 인사 결정을 앞두고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계열사 CEO(최고경영자) 유력 후보에 강호동 신임 회장의 측근 인사가 오르면서 전문성 등 자질 논란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NH투자증권은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사장 숏리스트로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윤병운 NH투자증권 IB1 사업부 대표(부사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을 확정했다. 

    오는 12일 임시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 한 명을 선정하고 이달 26일 주주총회에서 차기 사장을 공식 선임한다. 현 정영채 사장은 용퇴를 선언했다. 

    농협 안팎에서는 유 전 부회장과 윤 대표를 유력 후보로 보고 있다. 

    윤 대표는 NH투자증권에서 20년간 커버리지와 IB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유 전 부회장은 1988년 농협에 입사해 36년간 ‘농협맨’으로 일해왔다. 농협중앙회에서 상호금융과 기획부문을 두루 거치며 기획·금융통으로 통한다. 

    특히 7일 취임하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 인사권은 표면적으로 농협금융에서 갖고 있지만 지분 구조상 중앙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강호동 회장의 의중이 CEO 인사의 변수라는 얘기다.  

    유 전 부회장의 경우 증권 경험이 없다는 게 걸림돌로 지적된다. 그동안 NH투자증권 사장 자리는 전문성 차원에서 농협중앙회 인물 대신 주로 외부 출신 전문가가 맡아왔다.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강 신임 회장에게 NH투자증권 사장 관련 전문성 있는 인사 선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지부 노조에서도 강 신임 회장에게 임원인사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우진하 NH농협지부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농협인에게 희망을 주는 임원인사를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통해 “업무실력을 키우기보단 줄 서는 능력을 키우는데 몰두하는 조직문화가 고착화되면 농협의 미래가 암울해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NH투자증권 외에도 농협금융 다른 계열사의 수장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취임하면 핵심 계열사 CEO들이 일괄해서 사표를 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2020년 취임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취임 한 달 만에 당시 이대훈 농협은행장, 홍재은 농협생명 대표, 최창수 농협손보 대표 등으로부터 일괄 사표를 제출 받았다. 이 행장은 임기를 9개월가량 남겨놓은 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성희 전 회장이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중도사퇴를 발표하면서 농협 조직의 인사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이 회장의 퇴임식 바로 다음 날인 7일부터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장의 임기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현 임직원들이 사표를 내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농협 관계자는 “현재 이석용 농협은행장,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 서국동 NH농협손보 대표 등에 일괄 사표를 제출받은 것으로 안다”면서 “대부분 임기 1~2년차에 해당하는데 CEO를 대거 물갈이 할 경우 금융지주 독립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대규모 교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의 거취는 변화 없을 전망이다. 전례를 볼 때 금융지주 회장 임기는 보장 받아왔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회장은 주로 외부출신 인사가 맡아 전·현직 회장 사이의 정치 논리에서도 자유로운 편이다. 

    현 이석준 회장의 경우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 초기 좌장을 맡아 정책 작업에 관여한 인사다. 당시 캠프 특별 고문으로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