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토마토 도매가 평년보다 51.8% 올라… 딸기·참외 등 가격도 전년比 상승과일 물가 32년만에 최대 수준 상승'경제 비상' 걸린 정부, 농산물 물가 잡기 총력
  • ▲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채소류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2.2% 올랐다. 지난해 3월(13.8%)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합뉴스
    ▲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채소류 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2.2% 올랐다. 지난해 3월(13.8%)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합뉴스
    최근 사과, 파 등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이달에도 주요 과일·채소류 가격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대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라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애그플레이션' 우려 역시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 3월호'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토마토와 대추방울토마토 도매가격은 각각 2만3000원(5㎏ 기준)과 2만4000원(3㎏ 기준)으로 1년 전보다 43.9%, 11.2% 오를 전망이다. 평년 도매가격 대비 각각 51.8%, 34.1% 비싼 수준이다.

    딸기, 참외 등 가격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7.7%, 5.1% 오른 2만2000원(2kg 기준), 8만5000원(10kg 기준)으로 예측됐다. 이밖에 파프리카, 애호박, 백다다기오이, 취청오이 등 가격도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높은 가격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 중이다.

    농경연이 밝힌 주요 과채 가격 상승 배경은 '출하량 감소'다. 토마토는 생육기(1~2)월 일조시간이 부족해 수정·착과율이 감소했다. 딸기와 참외의 경우 생산비 부담 등으로 주산지 재배면적이 감소한 데다 겨울철 일조시간 부족 등 기상여건 악화로 작황 부진을 겪었다.

    32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치솟은 과일 가격 역시 쉽사리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과일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기준 사과 71.0%, 배 61.1%, 감귤 78.1% 등으로 치솟는 등 과일류 물가는 전년 대비 40.6% 폭등하며 농축산물 물가 상승률(12.8%)을 두 자릿수로 끌어 올렸다.

    농경연은 햇과일이 본격 출하되는 추석 전후까지 사과, 배 등 과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농축산물 물가와 관련,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 농축산물 물가와 관련,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소비자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농산물을 지목하고 긴급 대책 꾸리기에 나섰다.

    앞서 이달 7일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과일 수급 동향 및 대응 방안'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과일) 생산의 여러 여건이 나빠진 것도 100년 만에 처음이라고 할 만큼 예상치 못한 해였다"며 "그것이 올해까지 영향을 미치고, (물가를) 견인하면서 다른 품목까지 이어지는 등 굉장히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서 안타깝다"고 밝힌 바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6일부터 현 수급상황실을 비상 수급안정대책반으로 개편해 가동 중이다. 다음달까지 204억원을 투입해 사과와 대파 등 13개 품목의 납품단가 인하를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농산물 가격에 대한 근본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금리 인하 지연을 야기해 서민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발간한 ‘최근 한국·미국·유로 지역의 디스인플레이션 흐름 평가’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주요국과 달리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해 물가 둔화 속도를 더디게 하고 있다"며 "물가 둔화 요인을 빠르게 해소하지 않으면 금리 인하 결정 시점이 시장의 기대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