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중환자실서 환자 치료 이어갈 것 국민 여러분께 죄송… 의대생·전공의에게도 선배 탓 미안전반적 분위기는 '집단사직' 초읽기 필수의료 교수들 남아야 '의료붕괴' 막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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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성진 기자
    의대증원과 전공의 처분에 반발한다며 전국 곳곳 주요 병원 교수들이 '사직 결의'를 확정해 환자들의 두려움이 커진 가운데 "병원에 남겠다"는 소신발언이 나와 주목된다. 필수의료의 중추인 뇌혈관 교수들이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15일 대한뇌혈관외과학회 및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는 성명서를 내고 "미래 국민 건강을 위한 것이라며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의 벌어질 문제는 현실"이라며 "저희는 조속하고 합리적 해결이 될 때까지 병원을 지키고 있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다"며 "의대생과 전공의들에게는 한창 공부해야 할 시점에 선배들의 잘못 때문에 미래가 위험해진 것에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말했다.

    의료대란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환자와 후배들에게 고통을 전가하지 않겠다는 유일한 성명으로 기록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망에 이르는 환자를 마주해야 하는 분야이자 저수가로 가장 고통받는 교수들이 환자들을 향한 치료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들은 "정부가 말하는 취약한 필수의료를 하는 의사들인 우리는 지난 시간 동안 잘못된 의료 시스템의 폐해를 그대로 받아왔던 당사자였다"며 "그렇지만 응급실과 중환자실 그리고 수술실을 벗어날 수 없는 숙명을 받아드릴 것"이라고 했다. 

    강대강 대치 국면을 봉합하기 위해 의료계와 정부의 적극적 소통도 강조했다. 

    양 학회는 "윤석열 정부는 이번 의료 정책으로 야기된 혼란에 일차적 책임을 지고 당사자와 협의와 합의를 통해 정책의 모든 부분을 상의할 수 있음을 인정하라"고 했다. 

    또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협의회는 정부가 성실한 자세로 협의를 제안하면 책임감을 가지고 협의와 합의에 응하라"고 밝혔다.

    이러한 의견이 나왔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지만 현재 전국 곳곳 의대 교수들은 사직을 결의하고 단체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 집단사직 분위기에 흔들리는 의대 교수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두는 의대 중 서울대·가톨릭대·울산대 등 3곳의 교수들이 사직을 결의했다. 이곳에서 교수진 집단사직이 이뤄지고 실제 병원을 떠난다면 중증 환자를 사망으로 방치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저녁 온라인 회의를 열어 각 의대 교수가 그간 논의한 내용과 처한 상황을 공유하고 사직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비대위는 지난 12일 출범 당시 의대 19곳이 참여했으나 점차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한 상황으로 전환되자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어 전공의들이 수련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정부는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고 의료계는 실효성 있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합의했다. 

    윤을식 수련병원협의회장(고대의료원장)은 "각 수련병원은 국민의 건강과 전공의 수련을 위해 계속 노력해달라"며 "무엇보다 현장의 의료공백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