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LIG넥스원 등 52주 신고가러-우·이-팔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커美 대선도 방산기업에 우호적 영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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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방산 관련주들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유럽·중동 등 전쟁 국가들 사이에서 한국산 무기의 수요가 높아진 영향이다. 여기에 최근 수은법 개정 통과와 미국 대선 후보들의 주요 정책까지 방산기업에 호재로 떠오르면서 주가 상승 여력이 커지는 분위기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방산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는 이달 들어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난 7일 21만 원까지 올랐으며, LIG넥스원은 11일 장 중 19만 1300원을 찍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풍산 역시 이달 들어 최고가인 5만 1300원에 거래된 바 있다. 현대로템도 올 들어 두 자릿 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방산주 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방산 테마로 이뤄진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국내 방위산업 대표기업에 투자하는 한화자산운용의 '아리랑 K방산Fn'의 경우 지난해 1월 5일 상장 이후 현재까지 50% 이상 뛰었다. 

    김규연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 매니저는 "무기 수출 계약은 단순히 판매에서 종료되는 게 아니라 향후 유지 보수를 이유로 계속해서 매출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한국 방산 실적이 안정적인 추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춘 국가가 부족한 현재 세계적으로 항국 방산 물자에 대한 수요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주가 상승은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무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하마스 갈등까지 깊어지면서 인근 지역에 위치한 유럽·중동을 중심으로 군비 증강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다. 한국은 분단 국가 체제라는 점에서 경쟁력 있는 무기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나라로 주목 받으며 방위 산업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냉전 시대가 종식된 후 세계적으로 재래식 무기 생산이 주춤한 것과 달리 한국은 계속해서 무기를 생산했다"며 "여기에 한국 방산업체들은 유지·보수 서비스와 현지 생산 등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북한이라는 위협 속에서 지속적으로 자주 국방을 추구하며 각종 무기체계에 대한 생산 능력과 기술을 갖춰 왔는데, 이제 세계 시장에 한국 무기 체계를 공급할 기회의 시대가 찾아왔다"며 "한국은 빠르고 경쟁력 있는 무기 체계를 적정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로, 안정적인 국내 방산에 더불어 높은 수익성의 해외 수출 증가까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의 자본금 증액 관련 법이 국회 통과된 점도 국내 방산기업들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29일 국회 본회의는 수출입은행의 법정자본금 한도를 종전 15조 원에서 25조 원으로 증액하는 한국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대규모 방위 수출 프로젝트에서 수출국인 한국이 수입국에 금융 지원을 제공할 여력이 커진 셈이다. 당장 폴란드에 20조 원가량의 2차 수출 물량을 보유한 현대로템이 법 개정의 첫번째 수혜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은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국내 방산기업들은 2차 계약 협상에 나설 수 있는 기본 요건을 확보했다"며 "가격 대비 우수한 무기체계 제조 역량, 철저한 납기 준수 등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방산기업들의 수혜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도 국내 방산주에 우호적인 소식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선거 유세에서 "북대서앙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까지 국방비를 부담하지 않는 국가는 공격을 받아도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 주목 받았다.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도 한몫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2일 '주요 방산기업 간담회'를 열고 방산 진흥 및 수출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는 비공개로 열렸지만 산업부가 방산 전담 부서인 '첨단민군협력지원과'를 신설한 이후 처음 진행한 것으로 향후 방산업계 간 현장 소통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방산주 주가 상승세는 중장기 관점의 성장 기대를 당겨 반영하고 있지만 그만큼 안보 불안이 가중되었음을 의미한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에는 대비해야겠지만 수출증가, 지역별 안보 불안의 지속으로 상승 랠리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