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양책 효과' 올초 저점 대비 10% 이상 반등두 달 연속 외국인 자금 유입세, 물가지표 회복 단계"중국 증시 변동성 커, 반등폭 크지 않을 것" 전망도
  •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고전하던 중국 증시가 반등하면서 다시 '중학개미'들이 몰리고 있다. 올해 초부터 시진핑 주석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책 영향으로 중국 증시가 저점을 찍었다는 인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최근까지 부동산 정책 등 이른바 '한 방'이 없었다는 점에서 아직 바닥론을 주장하기엔 이르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 본토 증시(상하이·심천종합지수)에서 약 4160만 원을 순매수했다. 올해 1월 143억 원, 지난해 12월 109억 원을 팔았던 것과 달리 두 달 만에 매수세로 전환한 것이다.

    최근 물가 등 경제지표와 기업 실적이 회복되고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3월 들어 중국 본토 증시에는 약 3285억 원이 유입됐으며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이 2개월 연속 순유입으로 돌아서게 된다.

    과거 대비 매수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한동안 사라졌던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의 불씨는 살아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중국 증시도 상승세를 탔다. 지난달 초만 하더라도 2702.19까지 내렸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 3039.93에 마감하며 12% 이상 뛰었다.

    앞서 중국 증시는 경기 둔화와 대내외 리스크로 인해 가파른 하락길을 걸었다. 2021년 고점 대비 증발한 시가총액은 무려 9283조 원에 달한다.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지난 2월 2일 3179.63으로 장을 마감하며 5년 만에 최저를 찍기도 했다.

    극도의 부진을 겪자 시진핑 주석은 지난달 초 약 43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 투입을 검토하며 일시적으로나마 주가 반등을 이끌기도 했다. 이후 정부 기관 모두 등판해 주가부양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반등폭을 더 키웠다.

    '악성 공매도'를 막는 증권사 대상 국경 간 총수익스와프(TRS) 거래액 상한, 모기지 금리인 5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가 기존 4.20%에서 3.95%로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인하된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둔화 등 중국 경제의 주요 문제로 지적됐던 이슈에 대해선 별다른 대책은 없는 상황에 시장에선 반등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주가지수 상승은 느리고 변동성이 큰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양회가 개최되는 3월에 상하이종합지수 수익률이 좋았던 해는 대체로 강한 정책이 집행된 바 있다"며 "올해 3월은 정책 집행이 예상 수준에 그쳐 큰 폭으로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사업부는 중국의 증시 부양책으로 인한 주가 왜곡을 이유로 고객들에게 중국에 투자하지 말라고 권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둔 가운데 반(反) 중국 정서에 대한 우려도 신중론의 근거로 내세웠다.

    앨런 리처드슨 삼성자산운용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증시 안정화는 V자형 강세장 회복과 다르다"면서 "일본 증시 바닥은 30년 동안 이어졌고 L자형 흐름에 머물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