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8.49% 확보…국민연금 제치고 1대 주주 올라DGB금융지주, 지방은행 최초 시중은행 전환 추진…발표 임박OK금융그룹, '대부업 덜고' 증권사 등 인수 통해 종합금융금융 목표JB금융지주 지분도 잇달아 매입…"'단순 투자' 불과" 확대 해석 경계
  • ▲ OK저축은행. 사진=정재훈 기자
    ▲ OK저축은행. 사진=정재훈 기자
    OK저축은행이 1금융권 진입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중은행 전환을 앞둔 DGB금융지주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데 이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DGB금융지주는 최대주주가 국민연금공단에서 OK저축은행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29일 기준 OK저축은행의 지분은 8.49%로, 지난해 3분기 7.53%에 비해 0.96%p 상승했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의 지분은 올해 초 8.00%로, 지난달 말 7.99%로 소폭 하락했다. DGB금융지주의 최대주주가 바뀐 것은 2019년 9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하는 DGB금융지주는 DGB대구은행과 △하이투자증권 △DGB생명 △DGB캐피탈 △하이자산운용 △DGB유페이 △DGB데이터시스템 △DGB신용정보 등을 자회사로 거느린 지방 금융지주사다.

    특히 DGB대구은행의 경우 현재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 중이다. 시중은행 전환이 마무리되면 DGB금융지주는 전국구 금융지주사로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DGB대구은행은 지난달 시중은행 전환 본인가를 신청하고 현재 심사를 받고 있다. 28일 심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으로, 본인가를 받게 되면 시중으로 전환되는 최초의 지방은행이 된다.

    때문에 업계 시선은 자연스럽게 OK저축은행으로 쏠리고 있다.

    OK금융그룹은 지난해 대부업 라이선스 반납을 시작으로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10월 산하 대부업체였던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의 금전대부업 사업권을 반납했다. 이는 애초 금융당국과 약속했던 기간보다 15개월가량 앞당겨 철수한 것으로, 당시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도전의 발길을 멈추지 말고 진정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OK금융그룹은 재일동포 3세 최윤 회장이 2002년 설립한 대부업체 '원캐싱'에서 출발했다. 최 회장이 2004년 일본 대부업체 에이앤오(A&O)그룹을 인수한 이후 2007년 7개 자회사를 합친 아프로파이낸셜를 설립해 사세를 확장했다.

    2014년에는 예주저축은행·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사명을 OK저축은행으로 바꾸며 공격적인 영업 행보에 나섰다. 인수 당시 OK금융그룹은 '저축은행 건전경영 및 이해 상충 방지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했고, 이에 따라 대부업 철수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2018년과 2019년 두 해에 거쳐 '원캐싱'과 '미즈사랑'을 철수했다. 원캐싱은 아프로파이낸셜대부로 이전됐으며 미즈사랑 사업 전부는 OK저축은행이 인수했다. 지난해 예스자산대부는 OK캐피탈이 흡수합병했다.

    2022년 OK금융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종합금융그룹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공정위는 매년 5월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OK금융그룹은 2022년 공정자산총액 5조2260억원을 기록하며 76개 대기업 중 74위에 올랐다.

    OK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14조원 규모로, 저축은행업계 2위에 오른 OK저축은행을 비롯한 18개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총자산 규모는 23조원으로 국내 대형 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 금융권에서 OK금융그룹처럼 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기업까지 성장한 사례는 없었다.
  • ▲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OK금융그룹
    ▲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OK금융그룹
    ◇종합금융그룹 도약 목표…DGB금융 외에 JB금융도 3대 주주

    OK금융그룹은 한계점이던 대부업을 철수하고, 대기업집단 지정까지 되면서 금융사 인수합병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저축은행 M&A를 일부 허용하는 '대주주 변경 및 합병 등 인가기준 개정안'이 적용되면서 금융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대부업의 빈자리를 채우려 한다. 

    OK금융그룹은 계열사들과 함께 향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사를 인수할 계획이다. OK투자증권이라는 상표도 미리 등록해뒀다. 일본의 프로미스와 오릭스, 한국의 현대캐피탈 등이 롤모델이다. 최 회장은 현대캐피탈을 두고 신용카드 등 모든 분야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을 벤치마킹하고 싶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상상인저축은행의 인수후보자로 떠오르기도 했다. 업계 7위인 상상인저축은행을 인수하면 단번에 OK저축은행의 몸집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인수에 성공하면 자산 기준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을 앞지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OK금융그룹은 최근 한화저축은행 인수작업에도 나섰다. OK금융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OK금융그룹이 최근 매물로 나온 한화저축은행 인수를 노렸지만, 금액이 맞지 않아 최종적으로 결렬됐다"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증권사 인수도 몇차례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앞서 OK금융그룹은 2015년 LIG투자증권(현 케이프투자증권), 2016년 리딩투자증권, 2017년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에 관심을 뒀지만, 성과를 내진 못했다.

    특히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단계까지 갔지만 당시 대부업 위주의 사업구조로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DGB금융지주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경영권에 참여할 경우 87.88% 지분을 보유 중인 산하 증권사 하이투자증권을 품게 된다. 장기간 주식을 보유해 궁극적으로는 은행업에 진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은행권 진출은 DGB금융지주뿐만 아니라 JB금융지주에 대한 지분투자도 지속하고 있는 만큼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 않는다.

    OK저축은행은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을 자회사로 둔 JB금융지주의 3대 주주다. OK저축은행은 JB금융지주 지분 10.5%를 보유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이달에도 네 차례에 걸쳐 JB금융지주 주식을 사들였다. 

    다만 OK저축은행 측은 단순투자목적으로 DGB금융지주의 지분을 늘렸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이다. 배당수익을 올리고 여유자금을 운용할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늘린 것"이라며 "저축은행은 주식 보유 목적에 공시한 대로 주식을 운용해야 한다. 이번에도 경영권 참여가 아닌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공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