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파 4·온건파 1' 구도… 의료파국 우려의정 갈등 봉합 어려운 시기로 전환될 듯 2000명 증원 확정 동시에 차기 회장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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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성진 기자
    의대증원 발표날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선거가 시작된다. 의료대란 장기화를 풀기 위해 온건파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국민에게 유리하겠지만 의료계는 강경파 후보에 힘을 싣고 있는 모양새다. 지금보다 심각한 총파업 시계가 빨라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22일까지 42대 의협회장 선출을 위한 전자투표가 시작된다. 과반이상을 득표한 후보는 당선자로 확정되고 그렇지 않다면 상위 2인의 후보가 추가로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 

    후보는 기호 1번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2번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3번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4번 박인숙 전 국회의원, 5번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지부 대표 등이다.

    이 중 정운용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는 의대증원 정책에 강력히 반대하는 강경파로 분류된다. 박명하, 주수호, 임현택 후보는 전공의 집단행동 교사죄 혐의로 경찰을 조사를 받았다. 박 후보는 이미 면허정지 통보를 받았고 나머지 후보도 동일한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 면허정지 기간에 회장이 된다고 해도 의협 정관상 업무 수행은 문제없이 수행된다. 의료계를 위한 투쟁 과정에서 행정처분을 받는 것은 자격요건이 제한되지 않는다. 

    상황이 어찌 됐든 의료대란 장기화를 풀 열쇠는 차기 의협회장에게 있다. 그러나 강대강 대치 국면을 풀기 위해 정부와의 중재가 가능한 의료계 대표보단 고강도 투쟁을 이끌 인물의 등장을 원하는 것이 의료계의 전반적 분위기로 읽힌다. 

    특히 이날 오후 의대증원 발표는 '루비콘 강'을 건넌다는 의미가 있기에 차기 의협회장은 총파업을 염두에 두고 움직일 것으로 관측된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차기회장으로 임현택 후보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 41대 선거에서도 상위 2인에 올랐었다. 결선에서 전임 이필수 회장과 붙어 탈락했다. 

    현재 그는 사직 전공의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모임(미생모) 대표를 맡고 있으며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이 단체 소속 법률대리인을 통해 국제노동기구(ILO)에 긴급개입 요청서한을 제출하기도 했다. 즉, 전공의 행보에 열쇠을 쥔 인물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임 후보는 "(의협회장 당선시) 단 한명의 전공의 또는 의대 교수를 향한 처분이 이뤄진다면 그때는 곧바로 투쟁의 수위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5일 경찰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총파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명하 후보 역시 전날 면허정지와 관련 입장을 통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동료 선후배 의사들에 대한 불이익에 대해서도 결코 눈감지 않을 것"이라며 "의사에 대한 행정, 법적 조치가 계속된다면 온몸을 바쳐 부당한 정책과 탄압에 끝까지 저항해 최후의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차기 의사회장은 강대강 대치와 투쟁을 위해 만들어지게 될 전망이다. 이는 의료대란 장기화를 뜻하는 것으로 가뜩이나 피해가 쌓이고 있는 환자들이 더 심각한 고통에 빠지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가 나오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날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분 2000명에 대한 대학별 배정 결과를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비수도권에 80%(1600명), 수도권에 20%(400명)가량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의대증원 발표시 강경파 의협회장을 원하는 의사사회의 요구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