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서 금감원 분쟁조정기준안 수용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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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이 중국H지수 ELS(주가연계증권)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 기준안을 받아들였다. 농협은행은 외부전문가들을 포함한 '자율조정협의회'를 꾸려 금감원 분쟁조정기준안을 적용한 세부적용안을 수립하고, 신속하게 투자자 배상에 나설 계획이다.

    우리은행, 하나은행에 이어 농협은행과 제일은행까지 금감원 안을 수용한 가운데 다른 은행들도 배상안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은행은 28일 오후 임시 이사회를 열고 금감원의 H지수 ELS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키로 결의했다. 

    농협은행은 "이사회에서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토대로 손실 고객에 대한 자율조정 추진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자율조정협의회를 구성하고,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준용한 세부 조정방안을 수립하는 등 손실 고객을 대상으로 조정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은행은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와 신뢰 회복에 만전을 기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농협은행의 홍콩  ELS 판매 잔액은 작년 말 기준 2조6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1조8000억원가량이 연내 만기 도래한다.

    SC제일은행도 이날 이사회를 열고 ‘홍콩 H지수 관련 고객 손실에 대한 자율배상안 승인’ 건을 의결했다. 

    SC제일은행은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고, 고객 배상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SC제일은행의 ELS 판매액 중 연내 만기 도래액은 5800억원이다. 

    하나은행도 전날 이사회를 열고 금감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키로 결의했다. 

    하나은행은 H지수 하락에 따라 만기 손실이 확정됐거나 현재 손실구간에 진입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속한 투자자 보호조치를 실행하기로 했다. 

    소비자보호그룹 내 '홍콩H지수 ELS 자율배상위원회'와 '홍콩H지수 ELS 자율배상팀'을 신설한다. ELS 자율배상 절차의 공정성·합리성을 확보하고 원활한 손해배상 처리를 위해서다.

    ELS 자율배상위원회에는 금융업·파생상품 관련 법령, 소비자보호 전문가 등 외부전문가 3인을 포함해 총 11명이 참여한다. 배상위원회는 자율조정 과정에서 투자자별 배상비율 가산·차감 요소와 사실관계를 파악한다. 또 금감원의 분쟁조정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추가 분쟁조정이나, 은행의 배임 리스크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말 기준 하나은행의 홍콩H지수 ELS 잔액은 약 2조300억원이다. 이중 올해 상반기 만기가 도래해 손실구간에 진입한 금액은 7500억원 규모다.

    우리은행도 앞선 22일 은행 이사회를 열어 주요 은행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금감원 분쟁기준안을 수용했다. 

    지난 25일부터는 투자자들에게 배상 절차를 안내중이다. 우리은행의 ELS 판매금액은 415억원으로 주요 은행들 중 가장 작다. 

    우리은행은 평가 손실이 확정된 고객들에게 개별 접촉을 통해 배상비율을 산정할 계획이다. 배상비율 산정과 협의가 완료되면 일주일 내 배상금이 지급될 수 있다.

    금감원은 지난 11일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하고 설명의무 준수 등 판매사 책임을 물어 25~50%의 배상 비율을 두고, 투자 목적과 가입 경험 등 투자자별 요인을 고려해 45%포인트를 가감하도록 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오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다. 은행들의 본격적인 배상은 내달 초부터 시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