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종교계서 사태 중재 힘써달라" 정권 심판론 강조했던 의사들, 막상 참패하자 '찹찹한 분위기'의료계 차원서 총선결과 등 공식 입장 아직 없어
  • ▲ ⓒ대한의사협회 회장직 인수위원회
    ▲ ⓒ대한의사협회 회장직 인수위원회
    의대증원 정책에 반대하며 정권 심판을 논했던 의료계도 막상 여당의 참패가 현실화하자 복잡한 심경인 것으로 나타났다. 임현택 차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종교계에 중재를 호소했고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즉각적 입장 대신 신중론을 택했다. 

    11일 임현택 차기 의협회장은 "길어지는 의정갈등 해결을 위해 시작한 종교단체와의 대화를 마무리했다"며 "종교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임현택 제42대 의협회장 당선인은 첫 행보로 종교단체 방문을 택했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진행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방문을 시작으로 5일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았다. 

    8일 대한불교조계종 방문 및 천도교, 유교와 차례로 만남을 가진데 이어 9일 한국민족종교협의회와 천주교 방문을 마지막으로 종교계 만남 일정을 끝마쳤다.

    임 당선인은 "정부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정책으로 인해 긍지와 보람을 가지고 일해 온 의사들이 현 상황에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며 "전공의를 비롯한 모든 의사들이 하루빨리 환자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의사들의 유일한 법정단체로서 대한의사협회의 대표성을 인정하고 공식적인 대화 파트너로 존중해야 한다"며 "종교계에서 현 사태 중재를 위해 힘 써주시길 정중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그가 종교단체에 의정갈등 중재를 요청한 것은 정치권에서 해결 불가능한 지점에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총선 결과 역시 의료계가 예고한 대로 심판론에 부합했지만 "마음이 참 복잡합니다"라는 짧은 글을 SNS에 남겼다. 애초에 보수 정권의 지지 세력이었던 의사들 역시 거야(巨野) 시대로의 전환은 탐탁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전 언론홍보위원장은 보다 구체적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이뻐서가 아니라 이재명 후보를 이길 후보라 선택한 걸 망각하고 가장 강력한 보수우파 전문가 단체인 의사집단을 강경불법노조 다루듯 한 용산과 수수방관한 국힘이 자초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빈대도 잡고 허물어지던 초가삼간도 태우고 허허벌판에 기초부터 튼튼한 새집을 짓는다는 각오로 다시 시작하자"고 했다. 

    노환규 전 의협회장 역시 "의사들, 여당이 괴롭혀 단체로 우울하더니 괴롭히던 여당이 대패하니 단체로 우울. 이런 처지를 생각하니 또 우울"이라고 SNS에 글을 올렸다. 

    결국 의사들은 의대증원에 탓에 심판론을 거론했지만, 보수세력의 중심축임을 부인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복잡한 심경인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총선 직후 공식적 입장이 없는 의협 비대위와 의사단체의 모습에서도 읽힌다. 의료계는 총선 결과에 대해 신중모드로 전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