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1분기 당기순익, 전년 比 17.5% 급감연체율 증가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 확대, IFRS18 도입도 변수로 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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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지주들이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식연계증권(ELS) 손실을 반영하면서 올해 1분기 실적에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ELS 손실액이 가장 많은 KB금융이 ‘리딩금융’ 타이틀을 신한금융에 넘겨줄 것으로 보인다. 

    2년 연속 ‘리딩뱅크’를 지킨 하나은행도 신한은행에 자리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5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6일 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총 4조97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9697억원) 대비 17.5% 줄어든 수치다.

    회사별로 보면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797억원으로 1년 전(1조4992억원)보다 27% 줄어들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순이익 감소 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됐다. 

    메리츠증권에서는 KB금융의 순이익이 같은 기간 40.6%나 급감할 것으로 추정했다.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1조23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4143억원) 보다 12% 감소할 전망이다.

    KB금융의 손실이 더 큰 틈을 타 신한금융이 리딩금융을 재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1조1095억원에서 9456억원으로 10.8%, 우리금융은 9466억원에서 8334억원으로 각각 14%, 11%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실적 부진은 주로 ELS 손실 배상 때문인데, 올해 은행권의 ELS 예상 손실규모는 약 5조원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ELS 예상 손실은 KB금융 약 2조3000억원, 신한지주 약 1조원, 하나금융 7000억원 수준이다. 

    평균 배상비율 30%로 따질 경우 예상 손실 규모는 KB금융 7000억원, 신한지주 3000억원, 하나금융 2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 

    금융지주 실적 부진 요인은 ELS 배상 외에도 연체율 증가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 확대, IFRS(국제회계기준) 18 도입으로 인한 새로운 손익 분류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국내은행의 대손 비용률은 0.83%로 전년(0.66%) 대비 0.17%포인트(p) 늘었다. 

    또 IFRS 18 도입으로 금융지주의 손익계산서도 체계가 바뀐다. IFRS 18은 지분법 손익을 영업손익이 아닌 투자손익으로 분류한다. 

    현재 대부분의 국내 상장 지주회사는 관계기업 등에 대한 지분 보유에 따른 지분법 손익을 영업손익으로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IFRS 18에 따라 새롭게 손익을 분류하게 되면 지분법 손익이 영업손익에 포함되지 않아 금융지주의 연결재무제표상 영업이익은 줄어들게 된다. 

    은행만 놓고 봐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하나은행이 연간실적으로 3조4766억원을 거두며 2년 연속 리딩뱅크 자리를 지켰으나 이번에는 신한은행에 자리를 내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가 추정한 ELS 손실을 반영한 은행별 1분기 순이익 전망을 보면 국민은행 1조270억원, 신한은행 1조1740억원, 하나은행 9100억원, 우리은행 882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15%, 17%, 3% 감소한 수치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중 ELS 자율 배상 규모가 각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은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