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이자부담 장기화…급매→집값하락 지속될듯동아청솔 84㎡ 직전거래비 1억↓…상계주공10도 약세노원구 집값 25주째 내리막…"급락 아닌 소폭하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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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6회연속 동결하면서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시기도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서울 외곽지역에 몰린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이자부담에 지친 영끌족들의 '던지기 매물'이 늘면서 현재 하향세를 기록중인 '노도강' 집값이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점쳐진다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영끌족 수요가 집중된 서울 외곽지역 중저가 아파트에선 이전거래보다 가격을 낮춘 하락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고금리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지자 이자부담을 못이긴 소유주들이 급매를 쏟아내고 있는 까닭이다.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10단지' 전용 49.94㎡ 매물은 4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 같은면적 직전거래가인 5억2000만에서 3개월만에 6000만원 내려앉았다.최고거래가인 2021년 8월 7억6500만원과 비교하면 3억500만원 빠진 액수다.도봉구 창동 '동아청솔' 전용 84㎡는 지난달 16일 직전거래보다 1억800만원 낮은 8억27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단지 같은면적 매물은 2021년 11억9900만원에 거래되며 '10억클럽'에 입성했지만 현재 8억원 중반대까지 가격이 떨어졌다.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59㎡는 지난달 27일 직전거래보다 4500만원 낮은 5억5000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최고거래가인 7억8000만원보다 2억3000만원 하락했다.59㎡ 매물은 연초 5억원대 후반에 거래되면서 6억원대 회복이 기대됐지만 지난달부터 가격이 다시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시장에선 금리인하가 미뤄지면서 '노도강' 집값 하락장이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일단 한국은행은 오는 23일로 예정된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11회연속 기준금리 동결(3.50%)을 결정할 것이 확실시된다. 구체적인 금리인하 시기로는 오는 10월이후가 거론되지만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노원구 M공인 관계자는 "고점을 찍었던 2021~2022년에 집을 샀다가 낮은 가격에 집을 내놓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며 "지금 같은 고금리가 이어지면 하반기까지 하락거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그러면서 "하반기 금리인하는 소유주들의 심리적 저지선이나 다름없다"며 "집값이 오를만한 호재는 보이지 않고 고액이자만 계속 빠져나가고 있어 자본이 부족한 소유주 입장에선 버틸 재간이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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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공인 관계자는 "가격을 상당부분 낮추다보니 매물이 나오면 바로바로 소화되는 분위기"라며 "매수 희망자중 30~40대 젊은층이 많은데, 과거 영끌했던 소유주들이 내놓은 매물을 또다른 영끌족이 사들이는 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이어 "서울 다른 지역과 달리 '노도강'만 하락장이 이어지고 여기에 재건축 기대감까지 떨어져 소위 '실망매물'이 늘 수도 있다"며 "당분간은 타지역과 같은 가격 반등은 기대하기 힘들 것 같다"고 내다봤다.'노도강'은 최근 서울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하락한 지역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 22일까지 서울 집값 하락폭은 △서울 도봉구 -0.86% △강북구 -0.67% △노원구 -0.59% 순으로 컸다.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서도 '노도강'과 중랑구 등 4개구만 가격이 하락했다. 노원구와 강북구는 25주연속, 도봉구는 23주연속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다만 하락장이 이어지더라도 '폭락' 수준엔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2년 미국 기준금리가 급등했던 시기이후로 시장엔 금리변동에 대한 내성이 어느정도 생긴 상황"이라며 "서울 외곽지역 구축아파트 경우 보합이나 소폭 하락세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급락까지 갈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노도강지역 급매물이 아직 남아있어 가격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매물이 모두 소진되면 서울 다른 지역처럼 상승전환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