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증가, 투자에 영향 더 커 … 소비 영향 더디지만 오래 지속"수출·금리 흐름 지속시 내수 위축 완화되나 회복세 충분찮을 것""금리 파급 시차 감안 선제적 통화정책 필요 … 인플레 교란은 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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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DI 제공
    지난해 하반기부터 우리나라 수출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시차를 두고 내수에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나, 고금리 기조의 지속은 내수 회복에 제약 요인이 되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선제적인 통화 정책을 수행할 필요는 있지만, 대규모 내수 부양 등 소비자물가 안정 추세를 교란할 수 있는 정책은 자제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의견이 나왔다.

    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2022년 4분기에 크게 감소했던 우리나라 수출이 2023년 하반기 이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다. 그럼에도 2023년 2분기부터 증가세가 둔화된 내수의 회복세는 충분히 가시화되고 있지 않은 모습이다.

    KDI는 이날 내놓은 '최근 내수 부진의 요인 분석: 금리와 수출을 중심으로' 보고서를 통해 최근 내수 회복 지체와 관련해 수출과 금리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KDI는 수출 증가는 소비와 투자의 증가로 이어지며 즉각적으로는 투자에 대한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난다고 했다. 소비에 대한 영향은 다소 늦게 나타나지만, 더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예컨대 상품 수출이 1%포인트(p) 증가하면 설비투자는 동 분기에 최대폭(0.36%p)으로 증가하고, 약 두 분기 후까지 그 영향이 유의미하게 파급된다. 같은 조건에서 민간 소비는 한 분기 후에야 최대 0.07%p 상승한 후 약 세 분기 후까지 그 영향이 유의미하게 파급된다.

    이를 통해 2023년 상반기의 수출 부진이 내수 각 부문에 최근까지도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정책금리 인상은 소비와 투자를 모두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나,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약 서너 분기가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파급 효과는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가령 정책금리가 1%p 인상되면 민간 소비는 세 분기 후 최대 0.7%p 감소하며 그 영향은 인상 후 아홉 분기까지 유의미하게 지속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조건에서 설비투자는 세 분기 후 최대 2.9%p 감소하며, 그 영향은 인상 후 여덟 분기까지 유의미하게 지속될 것으로 추정했다.

    KDI는 내수가 위축되기 시작한 2023년 상반기에는 수출 급락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시점까지의 금리 인상 영향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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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DI 제공
    2023년 하반기에는 누적된 금리 인상 효과가 시차를 두고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수출은 일부 회복세를 보였음에도 내수 위축은 심화됐다.

    이에 KDI는 현재의 수출과 금리 흐름이 지속된다면 올해 내수 위축의 정도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충분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23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수출 회복이 2024년도 소비와 설비투자를 각각 0.3%p, 0.7%p 상승시킬 것으로 추정되나, 누적된 정책금리의 영향은 2024년도 소비와 설비투자를 각각 0.4%p, 1.4%p 감소시키면서 여전히 내수 회복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그러면서 "고금리정책으로 인해 내수 회복이 제약되고 있는 현상은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한 정상적이고 불가피한 통화정책의 결과로 해석될 필요가 있다"며 "기조적인 물가 상승세는 실제로 내수가 위축되기 시작한 2023년 중반 이후 가시적으로 안정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빠르게 안정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올해 안으로 수출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거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내수가 다소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