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내 만연한 '동성애 전환 치료' 비판하는 캠페인 'The Cure' 론칭'동성애 전환 치료' 법적으로 금지할 것 촉구옴니콤 DDB월드와이드 산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아프리카(Africa)' 대행
  • 동성애를 하나의 질병으로 보고, 치료를 통해 이를 낫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동성애 전환 치료(gay conversion therapy)'의 끔찍한 실상을 담은 충격적인 영상 캠페인이 공개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출판사 에디토라 타베르나(Editora Taverna)는 브라질 내 '동성애 전환 치료'를 법적으로 금지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실제 이야기에 기반한 캠페인 '더 큐어(The Cure)'를 론칭했다. 

    약 4분 30초 분량의 '더 큐어' 영상은 1940년대 '동성애 전환 치료'라는 미명 하에 수십년 동안 성소수자들을 대상으로 자행돼 온 끔찍한 학대와 폭언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영상에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병원에 갇힌 채 각종 고문을 당하고 강제로 약물을 투여받으며 심리적으로 고통받는 성소수자들의 실제 이야기가 담겨 있다.
  • ▲ 'The Cure' 캠페인. ©Editora Taverna
    ▲ 'The Cure' 캠페인. ©Editora Taverna
    간호사와 의사, 심리치료사 모두 동성애를 병으로 간주하고 "동성애는 정상이 아니다. 우리가 당신을 치료해주겠다. 당신은 다시 건강해질 것"이라는 말을 전하며 동성애자들을 물리적, 심리적으로 학대한다. 이들은 병원에 갇혀 온 몸이 묶인 채 입엔 재갈을 물고 '동성애 전환 치료'를 강제로 받는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최소한의 인권도 보호 받지 못한채 고통 받는다.

    영상은 그로부터 약 80년이 지난 2024년 현재를 조명한다. 시대는 변했지만, 여전히 동성애를 정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규정 짓고 하나의 병으로 간주하는 의사와 전문가들의 진단과 조언은 성소수자들에게 큰 상처를 남긴다.

    광고는 "브라질의 테라피스트 3명 중 1명은 성소수자(LGBTQIAPN+)들을 환자로 간주하고 이들의 정체성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전환 치료'는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여전히 전문 의사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면서 "'전환 치료'를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웹사이트를 통해 이에 함께 할 것을 촉구했다.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연상케하는 '더 큐어' 캠페인은 충격적인 영상과 강렬한 메시지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브라질을 포함한 많은 국가에서는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전환 치료' 문제가 오랜 기간 사회적 문제로 논의돼 왔다.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브라질 판사 왈데마르 데 카발로(Waldemar de Carvalho)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동성애 전환 치료'를 승인하면서 국가적인 분노를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최근 브라질 의회에서 '동성애 전환 치료'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검토하고 있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캠페인은 '전환 치료' 관행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증폭시키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마르코스 세르지오 실바(Marcos Sergio Silva)와 장 이카로(Jean Ícaro)가 작성한 보고서 '게이 큐어(Gay Cure): 질병에 아닌 것에 대한 치료법은 없다(There Is No Cure for What is Not a Disease)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옴니콤 그룹(Omnicom Group)의 DDB월드와이드(DDB Worldwide) 산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아프리카 크리에이티브(Africa Creative)가 대행했다. 

    '더 큐어' 캠페인은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더 광범위한 오디언스에게 메시지를 전달 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