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대기업대출 18.2% 증가…반해 중기대출은 소폭 늘어가계대출도 담보 위주…주택대출 4%↑·신용대출 11%↓신용대출 평균신용점수 1년 사이 37점 '껑충'
  • ▲ NH농협은행 본점 전경. ⓒNH농협은행 제공.
    ▲ NH농협은행 본점 전경. ⓒNH농협은행 제공.
    NH농협은행이 올들어 '연체율 방어 전략'에 전념하고 있지만 기대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 금리를 낮추는 등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영업전을 펼치는 가운데 농협은행은 우량하거나 담보가 있는 안전대출 늘리기에 치중하는 이유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620조95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2%(36조305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이 장기간 지속되자 수익성 향상을 위해 은행들이 너도나도 기업대출 확대에 나선 결과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이 12.2% 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어 우리은행이 7.3% 증가했고 신한은행 5.4%, 국민은행 3.4% 순이었다. 

    이에 비해 농협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국민은행 증가율의 절반 수준이다.

    안정적인 대기업대출에는 비교적 적극적으로 나섰다. 농협은행의 올해 1분기 말 대기업대출 잔액은 19조35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18.2%(2조9850억) 증가했다. 중기대출과 비교하면 10배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이마저도 시중은행들에 비해선 저조한 성적이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37% 늘었고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24%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업대출과 마찬가지로 가계대출에서도 ‘안전제일주의'가 두드러졌다. 돈 떼일 위험이 큰 신용대출은 문턱을 높이는 한편 담보라도 건질 수 있는 주택대출을 늘려 전체 가계대출 잔액을 관리했다. 

    농협은행의 1분기 말 신용대출 잔액은 1년 사이 약 11% 빠졌고, 주택담보대출은 약 4% 증가했다.

    신용대출 차주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졌다. 지난 3월 기준 신규취급액의 평균신용점수는 932점으로 전년 동기 895점과 비교해 대폭 상향됐다.

    농협은행이 기업과 가계에 걸쳐 안전장사에만 치중한 것은 경쟁 시중은행 대비 높은 연체율 때문이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0.43%로 5대 은행 중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연체율이 0.22%로 가장 낮았고, 신한·하나·우리은행은 모두 0.26%였다.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농협은행이 가장 높았다. 지난해 말 기준 농협은행의 NPL비율은 0.37%였다. 가장 낮은 우리은행(0.18%)와 비교하면 0.19%포인트 차이다. 이밖에 국민은행은 0.31%, 하나은행 0.26%, 신한은행 0.24%를 기록했다.

    새해 들어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던 4대 시중은행들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에 비해 일제히 상승했다. 신한은행의 지난 1분기말 연체율은 0.32%로 지난해말과 비교해 0.06%포인트 높아졌다. 이밖에 국민·하나·우리은행의 연체율도 같은 기간 0.02~0.03%가량 상승했다.

    농협은행은 대기업·담보 중심 대출영업을 펼친 덕에 지난해 말 연체율(0.43%)을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여전히 5대 은행 중 가장 높은 연체율을 기록 중이라 대출영업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