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못 미친다"… 주가 4% 하락'90% 점유' 엔비디아 독주 계속"삼성 HBM3E 건너뛰기 어려워"
  • ▲ AMD의 신형 AI 가속기 MI325XⓒAMD홈페이지
    ▲ AMD의 신형 AI 가속기 MI325XⓒAMD홈페이지
    미국 반도체 회사 AMD가 새로운 인공지능(AI) 가속기를 선보였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AI 시장을 점령 중인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HBM3E 퀄테스트에 머물러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선택의 폭이 줄어들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16일 외신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AMD가 지난 10일 공개한 AI 가속기 'MI325X'에 대해 '2022년 출시된 엔비디아 H100과 H200과 비교한 점을 들어 실망이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AI 가속기 공개 행사 직후 뱅크오브아메리카는 "MI325X 성능은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보다 1년 정도 뒤쳐져 있으며 단기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증가시킬 촉매제가 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도 "MI300 시리즈는 다른 AI 분야보다 상승 여력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로 칩 발표 이후 AMD 주가는 4% 하락했다.

    공개된 MI325X 구성을 보면 앞서 출시한 MI300X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프로세서는 동일하고 메모리만 HBM3 192GB에서 HBM3E 256GB로 업그레이드 했기 때문이다. 데이터 병목 현상은 줄겠지만, 처리속도 자체는 높아지기 어려운 구조다. 트루이스트 증권은 "AMD의 새 AI 가속기는 혁명이라기보다는 제품 진화"라고 했다.
  • ▲ 삼성HBM3E 12단ⓒ삼성전자
    ▲ 삼성HBM3E 12단ⓒ삼성전자
    AMD는 내년 연말 MI350 시리즈 출시를 예고하고 엔비디아 추격을 선언한 상태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당장 올해 연말 신형 AI 가속기 블랙웰 출시를 앞두고 있고 내년에는 차세대 제품인 루빈을 준비 중이다. AMD가 끈질기게 따라잡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독주를 당분간 멈추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경영진을 만난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블랙웰은 향후 12개월까지 모든 물량이 완판됐다. 당장 지금 주문해도 내년 연말은 돼야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앞선 H100과 H200 등 호퍼 시리즈의 수요를 뛰어넘는다. 젠슨 황은 이달 초 인터뷰에서 "블랙웰 수요가 미쳤다"며 "모두가 가장 많이, 가장 빨리 갖고 싶어한다"고 했다.

    엔비디아의 독주는 반도체 겨울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에는 좋지 못한 소식이다. AMD에는 HBM3E를 납품하고 있지만, 엔비디아에는 아직 품질 테스트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시장 90% 이상을 지배 중이며 여기에 들어가는 HBM3E 생산량의 60% 이상을 사들이는 큰 손이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놓친 HBM3E를 뛰어넘고 차세대 HBM4로 넘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아성이 여전한 이상 HBM3E 수요를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란 반박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7나노를 실패한 인텔이 3나노를 건너뛰고 2나노를 넘어간다는 계획과 다름없는 얘기"라며 "똑같은 전철을 밟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