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증권 2~3년간 수요 > 공급 전망"생산량 증가 제한적" … 과잉 우려 일축삼성·마이크론, HBM3E 12단·HBM4 승부 계속
  • ▲ 삼성 HBM3E 12H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 HBM3E 12H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최근 일각에서 '공급 과잉론'이 제기됐던 HBM(고대역폭메모리)이 적어도 앞으로 3년 간은 공급을 넘어서는 수요로 든든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8일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7년까지 HBM 공급 상황이 타이트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황이 적어도 앞으로 3년 간은 이어질 것으로 본 것이다.

    씨티증권은 올해 HBM 수요가 공급보다 4% 가량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수요가 공급보다 9% 가량 더 많았던 것에 비하면 절반 이상 격차를 줄인 셈이지만 여전히 공급 우위가 확연한 상황을 알려준다.

    내년엔 올해보다 수요가 더 폭증하면서 공급이 5% 가량 부족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인공지능) 가속기인 '블랙웰'이 본격 출시를 앞두고 있어 HBM 수요가 대폭 성장하고 AI 데이터센터를 자체 구축하려는 글로벌 빅테크들의 움직임도 빨라지면서 HBM 시장 성장에도 속도가 더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 이후 HBM 시장 전망에 대해선 아직은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I가 반도체 시장에 혜성처럼 등장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긴 했지만 AI 관련 투자가 언제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될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점이 남은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사들과 분석기관들은 AI 투자 붐이 최소 3년 이상은 이어진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지만 내년 정점을 찍은 이후 성장세는 조금씩 잦아들 가능성을 제기한다. 씨티증권도 오는 2026년부터는 HBM 공급상황이 안정화에 접어들면서 수요와의 격차를 전년 대비 줄여갈 것으로 봤다.

    3년 뒤인 2027년에는 HBM 수요와 공급이 거의 비슷해지는 상태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때는 엔비디아가 차차기 AI 가속기인 '루빈'의 다음 버전인 '루빈 울트라'를 출시하겠다는 로드맵을 밝힌 바 있는데, 여기에는 HBM4가 12개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HBM 제조사들은 7세대 HBM인 HBM4E를 본격적으로 양산하며 기술 개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HBM 시장이 이처럼 당분간 공급 우위 상황을 이어갈 것이란 반박이 이어지면서 앞서 제기됐던 HBM 공급과잉론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지난달 15일 모건스탠리는 '겨울이 닥친다(Winter Looms)'라는 리포트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다운사이클이 이미 시작됐다고 밝히면서 AI 투자 둔화로 HBM 시장도 내리막을 걸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과정에서 제기된 또 한가지 근거는 HBM이 공급과잉 상태에 놓일 것이라는 점이었다. 삼성이 본격적으로 HBM 공급을 시작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 3분기 잠정실적 발표에 이은 입장문 발표를 통해 HBM3E 같은 핵심 제품의 고객사 진입이 늦어지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며 경쟁사와 기술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일각의 우려만큼 AI 투자 분위기는 식지 않는다는게 다각도로 입증되고 있고 특히 HBM 공급과잉까지 가기엔 시기상조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까닭에 삼성이 뒤늦게지만 내년 주력 제품이 될 HBM3E 12단 제품과 HBM4를 고객사에 공급하기 위해 계속 열을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설득력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