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하이브리드(HEV)는 무려 50대분현대차, 포드 등 하이브리드에만 집중"주동력원 내연기관 … 결국 배터리는 소량"
  • ▲ LG에너지솔루션ⓒ김병욱 기자
    ▲ LG에너지솔루션ⓒ김병욱 기자
    K-배터리가 전기차 캐즘 돌파의 일환으로 하이브리드를 공략하고 있으나 배터리 탑재량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5대에 배터리를 공급해야 전기차 1대와 맘먹으며, 일반 하이브리드(HEV)의 경우 무려 50대에 배터리를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PHEV 차종엔 통상적으로 10~20kWh 상당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HEV엔 이보다 적은 1.5kWh 수준의 배터리가 들어간다. 

    대표적으로 PHEV 모델인 BMW 330e, 포드 쿠가, 메르세데스 E300de엔 각각 12kWh, 14.4kWh, 13.5kWh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HEV의 경우 토요타 RAV4, 혼다 CR-V, 현대 투산엔 각각 1.6kWh, 1.5kWh, 1.5kWh의 배터리가 들어간다. 

    이는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의 배터리 용량 77.4kWh에 한참 못 미친다. 

    전기차 캐즘으로 현대차를 비롯한 대부분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로 급선회하는 가운데 북미 전기차 시장에 수십, 수백조원을 투자한 국내 배터리 업계는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복수의 증권사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4분기 창고에 쌓인 배터리 재고를 대량 폐기할 예정이다. 북미 주요 고객사인 GM, 혼다 등의 배터리 재고가 무려 17.6GWh나 쌓여있기 때문이다. 

    이는 아이오닉5 기준 22만7400대에 탑재될 수 있는 규모다. 

    SK온은 이달 개최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확대 전략에 따른 수혜를 가장 크게 누릴 수 있는 포지셔닝을 확보"했다고 밝혔으나, 전기차에 비해 배터리 공급 물량이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달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2만1679대를 팔아 전년 대비 64.9% 급증했다. 

    한편 포드의 경우 F-150 전기 픽업트럭 생산을 일시 중지했다. 포드는 지난 달 미국에서 자동차 17만2756대를 판매했다. 이중 하이브리드가 1만8224대로 전년 대비 38.5% 증가했다. 반면 전기차는 6264대가 팔려 같은 기간 8.3% 감소했다. 

    그나마 GM이 미국 완성차 기업 중에서 전기차에서 선방하고 있다. GM은 지난 달 미국에서 전기차 1만1884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73% 증가한 수치다. 다만 절대적 수치가 워낙 적고 신차 출시 효과를 고려해야 한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는 주 동력원이 결국 엔진이기 때문에 배터리가 적게 탑재된다"며 "하이브리드에 이어 EREV까지 배터리를 최대한 덜 쓰는 차종이 트랜드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