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삭발·단식 아닌 의사의 품격" … 새 의협회장이 갖춰야 할 덕목

"내년에는 급격히 떨어진 의사의 품격을 올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사를 대표하는 단체로, 국민건강권을 지키는 전문가단체로 위상을 재정립해야 한다. 공포의 투쟁과 날 선 발언으로 점철된 현재의 환경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21일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은 뉴데일리를 통해 "의정 사태와 이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의사라는 직업의 품격이 훼손된 상황"이라며 "이를 다시 정상적으로 돌리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의사라는 직업, 그 자체로 존중을 받을 수 있도록 환경이 조성됐다면 국민적 관점에서 왜 의대증원을 반대하고 있는지 충분히 이해됐을 것"이라며 "이제는 환자를 지키려 의사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효성이 떨어지는 길거리 투쟁이나 삭발과 단식, 듣는 이의 불편함만 만든 막말 등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얘기다. 전문가단체의 기능을 확보하고 국민과의 관계 회복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진단이다. 

김택우 회장은 "강렬한 투쟁에도 명분이 있지만,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환자와의 신뢰만 떨어뜨리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의료계 수장이라면 그에 걸맞는 품격을 갖춰 말 한마디에도 무게가 실리도록 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러한 취지의 합리적 노선을 준용하다 보니 의료계 일각에선 그를 온건파로 분류하고 있다. 

김 회장은 "온건파라든지, 강경파라든지 인물을 분류하는 기준점도 애매모호할 것"이라며 "막말을 하지 않으니 온건파일수도 있겠지만, 그간 각종 비상대책위원장을 도맡아 전면에 나선 경력은 보면 강경파일수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실 어떤 스타일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의료정상화에 속도를 낼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젊은 의사(전공의, 의대생)들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소통의 리더십을 통해 방향성을 도출하는 것이 급선무"하고 진단했다. 

그가 차기 의협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다. 작금의 의정 사태를 보면 국민은 물론 젊은 의사들이 고통을 받는 현실이기에 어떤 형태로든 봉합의 기회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전공의, 의대생들이 자부심을 갖고 의료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고 싶다. 발등에 떨어진 당장의 문제는 물론 10년, 20년 후를 내다보며 안정적 환경을 만들어주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들도 의협회장이라면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단체의 수장이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조있게 좌고우면하지 않고 한국의료를 지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