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술, 미국 모바일 디지털 TV 표준 채택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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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홍보 모델들이 16일 북미 모바일TV 기술표준으로 채택된 ATSC-M/H 기술을 지원하는 최초의 수신칩과 이 칩이 적용된 단말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 뉴데일리
    미국 디지털방송위원회(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공동으로 제안한 북미식 모바일 디지털TV 기술(ATSC-M/H)을 미국 모바일 디지털TV 표준으로 공식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기술은 LG전자가 원천특허를 갖고 있는 북미 지상파 디지털TV 수신 기술(VSB)에 삼성전자와 공동 연구한 ‘이동 수신 기능’을 보완한 것으로, 도심·산악·지하 등 다양한 수신 환경에서 휴대폰 등으로 시속 290km로 이동하면서도 고화질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라는 점에서 기술 표준으로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또, 기존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기반으로 별도의 주파수 확보 없이 방송 장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무료 모바일 디지털TV 서비스가 가능해 북미 방송업체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ATSC는 기존 디지털TV 방송 시설을 활용한 모바일 디지털TV 방송 표준화 작업을 ATSC-M/H(Mobile/Handheld)라는 이름으로 지난 2007년 5월부터 진행해 왔으며, 이번에 전 회원사의 투표를 통해 공식 ATSC 표준으로 확정했다.

    LG전자 CTO 백우현 사장은 “이번 기술 표준 채택은 북미 시청자들에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고화질의 디지털 방송을 제공하고, 방송사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한국 모바일 TV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술 표준 선정에 따라 북미 지역 방송사 연합체인 '오픈 모바일 비디오 연합(OMVC. Open Mobile Video Coalition)'에 속한 800여개 방송사들의 모바일 디지털 TV를 이용할 수 있는 휴대폰, 포터블 DVD플레이어, MP3 플레이어, 차량용 단말기 등에 이 기술이 독점 사용된다.

    이미 1998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TV를 미국에 출시하며 디지털TV 기술에서 한 발 앞서간 삼성전자는 미국식 디지털TV 방송방식은 모바일 DTV 방송이 불가능 하다는 기존의 고정 관념을 깨고 기존 방송과 호환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ATSC M/H 표준화를 주도해 왔다.

    지난해 5월부터는 LG전자와 협력해 표준화에 공동 대응했고, 결국 이 기술이 표준으로 공식 채택됨으로써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미국 모바일 DTV 서비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ATSC M/H 방송 표준에 대응하는 모바일 디지털TV 수신 싱글 칩(Single Chip)을 개발하여 미국 모바일 디지털TV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이번에 개발된 싱글 칩은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와 DMC 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한 것으로, 'RF 튜너칩(안테나에서 받은 신호 중 필요한 주파수만을 걸러 내 모뎀으로 보내 주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과 '베이스밴드 채널칩(수신된 방송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시켜 영상 및 오디오를 재생시켜주는 반도체)'을 하나로 집적화시킨 '시스템 온 칩(SoC)'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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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ATSC M/H 방송 표준에 대응하는 모바일 디지털TV수신 싱글 칩(Single Chip)을 개발하여 美 모바일 디지털TV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다. 이번에 개발된 싱글 칩은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와 DMC 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한 것으로, RF 튜너칩과 베이스밴드 채널칩을 하나로 집적화시킨 시스템 온 칩(SoC)이다. ⓒ 뉴데일리
    싱글 칩은 두 개의 칩을 사용할 때 보다 크기가 줄어 들었다. RF 튜너칩을 포함하고도 칩 크기가 가로·세로 각각 7.5mm에 불과하다.

    또한 비용과 소비전력도 적기 때문에 휴대폰, 노트북 등 모바일 DTV 단말기에 최적화된 솔루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DTV는 이미 미국의 70여개 방송사에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준비 중에 있으며, 상용화에 앞서 공식 시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개발한 싱글 칩을 탑재한 제품으로 시범 서비스에 대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에 ATSC M/H 방송 표준으로 채택됨으로써 모바일 DTV를 볼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제품 판매에 대해 상당한 특허료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휴대폰, 노트북 등 다양한 모바일 제품에 이번에 개발한 싱글 칩을 탑재, 모바일 DTV 시장을 선점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DMC연구소장 조병덕 부사장은 “세계 최초 디지털 TV 출시, 3년 연속 세계 TV 시장 1위에 이어 이번에 미국 모바일 DTV 기술 표준마저 주도함으로써 TV 제품은 물론 방송 관련 기술 분야에서도 리더십을 이어 가게 됐다”면서 “특히 국내 기업간 협력을 통해 TV 종주국 격인 미국의 방송 기술 표준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美 디지털TV 시장에서 4년 연속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 1~8월 누적기준으로 美 디지털TV 시장에서 금액기준 36.3%, 수량기준 26.3% 시장점유율로 2위 업체와의 격차를 벌리며 1위 독주 체제를 확실히 굳히고 있다.

    작년 3분기에 북미 휴대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까지 4분기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모바일 강자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ATSC M/H는 현재의 지상파 디지털TV 방송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주파수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기존 디지털TV에는 어떠한 영향도 주지 않고, 송신탑에 최소한의 장비 투자 만으로 모바일 디지털TV 방송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한국의 지상파 DMB처럼 뉴스·긴급 재난 방송·날씨·정보·오락물 등의 무료 서비스 뿐만 아니라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도 즐길 수 있다.

    전미방송사연합(NAB)에 따르면 모바일 DTV 관련 시장은 2012년 휴대폰 1억 3000만대, 기타 모바일 기기 2500만대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