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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시장 밖을 돌아다니다 보면 독특한 냄새에 취하게 된다. 이른바 ‘중앙아시아촌’으로 불리는 거리다. 우즈베키스탄과 몽골의 어느 골목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게 만든다.
외국인노동자들이 고향의 향수를 달래고자 모여들기 시작한 이 골목은 이색음식을 즐길 수 있는 별천지다.
빨간 간판이 눈에 띄는 우즈베키스탄 음식점 ‘사마리칸트’에 들렀다. 10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사리요프(30) 사장이 ‘안녕하세요~’라며 반갑게 맞아준다.
가게에 들어서니 우즈벡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사장님은 벽에 걸려있는 우즈벡 전통 결혼식 의상인 치아판을 설명하더니, TV 프로그램도 우즈벡 현지 방송이라고 웃어보였다.
메뉴판을 들고 주저주저하자 사리요프 사장은 양꼬치구이를 추천해줬다.
이는 양고기를 숯불에 구워내 슬라이스 양파를 얻어준 것이다. 우즈벡은 인구의 88%가 이슬람인이기 때문에 양고기와 소고기를 이용한 요리가 발달됐다. 양꼬치 역시 이슬람 문화에서 가장 발달한 음식으로 꼽을 수 있다.
큰 꼬치에 끼워져 나온 양고기가 다소 생소해 보이지만 시식을 하고나면 얘기가 바뀐다.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없어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다. 특히 부드러운 양고기의 매력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 쉽지 않다고 사리요프 사장은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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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을 보면 피식하고 실소를 짓게 하는 요리도 있다. ‘빵 속에 고기’라는 이름의 음식이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삼사(samsa)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세모난 빵 속에 양고기를 넣은 것으로 우리가 먹는 만두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빵과 양고기가 어우러져 씹는 맛이 일품이다.
가게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한국 단골들이 부쩍 늘었다. 사리요프 사장은 “예전에는 러시아나 몽골 손님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한국 사람이 더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몽골 식당 ‘에르데네트’도 북적이기는 마찬가지다. 가게 벽면엔 몽골의 광활한 고비사막에서 뛰노는 말떼 사진이 장식하고 있다. 한국에 온지 5년이 넘었다는 주인 에르덴바트(43)는 부인과 함께 요리를 만들어냈다.
그가 추천하는 음식은 한국에서도 몽골리안 그릴로 알려진 볶음면이다. 정식명칭은 츄이완. 한국에서 파는 몽고식 누들과는 차이가 있다. 밀가루 면을 칼국수처럼 썰어 양고기와 당근, 양파, 파 등을 넣고 센불에 볶은 것이다. 꼬들꼬들한 면과 부드러운 양고기는 씹을수록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낸다.
에르덴바트 사장은 몽고식 밀크티인 수톄도 내왔다. “찻잎에 양젖이나 우유를 넣어 마시는 몽골 전통차”라고 설명해줬다. 짭조름한 맛이 별미다.
그는 “아직 몽고 요리가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몽고음식을 통해 문화를 나눴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취재= 박모금 기자 / 사진= 양호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