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97兆 '유보금 1위'…유보율 1위는 롯데 '5526%' 현대자동차그룹, 124조5000억원으로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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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사내유보금에 과세하는 '기업소득 환류세제' 도입이 임박했지만 1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오히려 더 많이 쌓인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10대 그룹 83개 상장사(금융사 제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 3분기말 연결기준 1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537조8000억원이었다. 이는 6개월 전인 1분기말(508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5.7% 증가한 수치다.

     

    유보율은 1679.1%에서 1733.6%로 54.5%p 높아졌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의 당기 이익금 중 세금과 배당 등의 지출을 제외하고 사내에 축적한 이익잉여금에 자본잉여금을 합한 금액이다. 이를 자본금으로 나누면 사내유보율이 된다.

     

    통상 유보율이 높을수록 재무구조가 탄탄하고 배당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받는 반면 투자와 배당 등에 소극적이란 지적도 있다. 유보금에는 현금 외에 투자로 인한 유형자산과 재고자산 등이 포함돼 있어 곳간에 현금이 쌓여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10대 그룹 중 사내유보금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으로 196조8000억원이었다. 10대 그룹 전체의 36.6%에 달하는 규모다. 1분기 182조4000억원에 비해 14조4000억원(7.9%) 늘었다.

     

    이중 삼성전자 유보금이 168조6000억원으로 삼성그룹 전체의 86%, 10대 그룹 전체의 31.4%를 차지했다. 1분기 말 158조4000억원보다는 10조2000억원(6.5%) 증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24조5000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1분기에 비해 8조6000억원(7.4%) 늘었다. 이어 SK그룹과 LG그룹이 각각 58조8000억원과 48조원으로 뒤를 이었다. SK와 LG의 유보금은 1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3조8000억원(6.8%)과 2조5000억원(5.6%) 증가한 것이다.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10대 그룹 사내유보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9.6%에 달했다. 1분기(78.4%)보다는 1.2%포인트 높아졌다.

     

    포스코그룹은 44조9000억원(증가율 1.1%)으로 5위였고, 롯데그룹(28조6000억원, 3%), 현대중공업그룹(17조2000억원, -11.6%), GS그룹(10조4000억원, 5.8%)도 10조원 이상 유보금을 쌓아놓고 있었다. 한화는 6조원(4.9%), 한진은 2조7000억원(-3.3%)으로 10대 그룹 중 유보금 규모가 가장 적었다.

     

    3분기 누적 2조원 이상의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그룹은 1분기 대비 유보금이 2조3000억원 줄었고, 한진도 900억원 감소했다.

     

  • ▲ 10대 그룹 상장사(금융사 제외) 사내유보금 추이(단위 : 천억원) ⓒCEO스코어
    ▲ 10대 그룹 상장사(금융사 제외) 사내유보금 추이(단위 : 천억원) ⓒCEO스코어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168조6000억원(6.5%)으로 가장 많은 유보금을 쌓아두고 있고 현대차 57조5000억원(6.9%), 포스코 42조2000억원(1.2%), 현대모비스 22조7000억원(8.4%), 기아차 20조1000억원(8.4%)가 그 뒤를 이었다.

     

    이밖에 SK텔레콤 16조6000억원(6%), 롯데쇼핑 16조3000억원(3%), 현대중공업 15조6000억원(-9.7%), SK이노베이션 15조원(-0.8%), SK하이닉스 12조9000억원(23.5%) 순이었다.

     

    유보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롯데로 5525.9%였으며, 1분기(5365.2%)보다 160.6%p 높아졌다. 삼성(4431.2%)과 포스코(3591.2%)는 3000% 이상으로 2~3위를, 현대중공업(2천901.2%)과 현대차(2천67%)는 2000% 이상으로 4~5위에 올랐다.

     

    이어 GS(903.3%), SK(839.1%), LG(677.4%), 한화(492.5%) 순이었고, 한진은 153.4%로 가장 낮았다.

    최근 6개월 새 유보율 상승률은 삼성이 455.3%p로 가장 높았다. 이어 롯데(160.6%p)와 현대차(106.4%p)가 100%p 이상 높아졌다. SK, 포스코, LG도 유보율이 30~40%p씩 상승했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유보율이 381%p나 떨어졌고 한진, GS, 한화도 58.8%p, 31.8%p, 22.5%p 하락했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올 3분기 1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538조원으로 6개월 새 29조원 늘었고, 유보율은 1734%로 55%p 상승했다"며 "같은 기간 10대 그룹의 현금성자산도 148조원에서 153조원으로 5조원 늘어 배당과 투자 여력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