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번주 내 우선협상자 발표, 5월 완료
  • ▲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 산업은행 제공
    ▲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 산업은행 제공


    KDB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번주 내 현대증권 인수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3월까지 주식매도계약을 체결, 5월 안으로 현대증권을 매각완료(딜 클로징)한다는 계획이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증권 매각 진행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홍 회장은 “(현대증권 인수 관련) 입찰제안서를 받았고 보도된 바와 같이 사모펀드 파인스트리트와 일본계 금융그룹 오릭스가 제안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 두 후보는 현대증권 인수 제안가로 1조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이 보유한 지분 22.43%와 동반 매도권을 가진 자베즈파트너스(9.54%)·프랑스 나티시스은행(7.47%) 등 총 36.71%의 지분을 1조원 이상에 사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홍 회장은 “(현대증권) 매각은 입찰 금액과 자금 조달 구조, 현대증권에 대한 향후 운용계획 및 경영적 측면을 고려해 결정하겠다”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주식매도계약 체결은 이르면 3월까지 완료하고, 5월 내 (매각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이 현재 진행 중이며 빠르면 이번 주 안이나 다음 주 초쯤 결정될 것”이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주식매도계약을 체결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홍 회장이 3월로 언급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과 KDB대우증권 매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대한 질문에 홍 회장은 “유가가 대폭 하락하는 등 조선업종이 굉장히 힘들고, 이런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턴어라운드(실적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해 매각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에 다른 금융자회사를 묶어 패키지로 매각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KDB생명과 KDB캐피탈, KDB자산운용을 패키지로 매각하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만 (대우증권과 패키지로 매각하는 것은) 은행 차원에서 생각해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대우증권은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발전 방향을 보고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매각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3년 8월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발표하며 KDB인프라자산운용을 제외한 KDB캐피탈, KDB자산운용, KDB생명보험을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현재로서 매각된 자회사는 아직 없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동부그룹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일반적인 구조조정의 원칙에 입각했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앞서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패키지 딜 실패, 자산 헐값매각, 가혹한 자율협약 등 불합리한 상황으로 동부그룹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홍 회장은 “김 회장 본인 입장에서는 신년사에서 그렇게 언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반박할 수 있는 근거도 있지만 구조조정의 일반 원칙에 대해 이야기 하겠다”고 설명했다.

    홍 회장은 기업을 어떤 형태로 구조조정해야 다시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는가에 방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부제철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야 해서 자율협약으로 했고, 동부건설은 신규자금을 요청했지만 비협약채권자(회사채 등) 비중이 커 그들의 빚을 물어주면서까지 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동부건설은 채권단이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만큼 계열주가 신규 자금을 제공하지 않으면 지원은 힘들다고 했고, 결과적으로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 패키지 딜과 관련해서는 당시 매수 의사자가 없었으며 패키지로 묶어 파는 것은 동부 측과 협의해 동의를 받고 진행했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두 자산을 묶어 판 이유는 인천공장의 경우 중국계 회사들이 관심을 보였다는 말이 돌았지만, 우리가 실제 타진했을 때 매수의사를 밝힌 곳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동부쪽에서는 1조원이 넘는 희망가격을 제시했지만, 매수자가 없는 상황에서 매도 자체가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패키지 딜은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이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 금융권에서 불거진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논란에 대해 이와 관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서강대를 다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산업은행 회장으로서 금융모임에 나갈 이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언론에서 서금회가 있다고 해서 처음 알게 됐고 서금회 출신 금융인으로 보도돼 사실관계를 정정할 필요가 있다”며 “서강대 출신임은 부정하지 않겠으나 서금회와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