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KT 핀테크 업무 협약 이어 신한은행, LG유플러스와 맞손
시중은행, 신한은행 업무 스타일 관심↑

  • 최근 시중은행간의 벤치마킹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새로 개발된 금융상품을 뒤이어 출시하는 것을 넘어서, 업무 방식이나 협력업체 제휴 등 경영 전반에 있어 큰 흐름을 따라 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우리은행-KT ‧ 신한은행-LGU+ ‘은행권 핀테크 맞손’ 열풍, 다음 타자는?

  • ▲ (왼쪽)우리은행-KT의 사물인터넷(IOT)기술 활용 업무협약 체결 기념식 (오른쪽)신한은행-LG유플러스 '온라인 지불결제 시장 활성화' 업무협약 체결 기념식 ⓒ 우리은행·신한은행 제공
    ▲ (왼쪽)우리은행-KT의 사물인터넷(IOT)기술 활용 업무협약 체결 기념식 (오른쪽)신한은행-LG유플러스 '온라인 지불결제 시장 활성화' 업무협약 체결 기념식 ⓒ 우리은행·신한은행 제공


우리은행은 지난 2월 KT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동산담보 대출관리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KT가 집중 육성 중인 사물인터넷(IoT)기술을 활용해 에셋 매니지먼트(Asset Mangement) 담보대출 관리시스템 등 새로운 형태의 사업 모델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KT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그동안 담보관리가 어려워 활성화되지 못했던 자동차나 공장설비 등 담보물건에 위치기반시스템을 적용, 핀테크 담보관리시스템을 개발해 '동산담보대출'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황창규 KT회장이 직접 만나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핀테크 사업에 있어 대다수의 시중은행들이 전략기획팀(TF)만 구성했을 뿐 사업 아이템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은행은 사업 방안을 가장 먼저 본격화했기 때문.
 
이 사업은 국내 시중은행과 통신사과 핀테크 사업을 위해 손을 잡은 최초의 협력 사례로 손꼽힌다.

우리은행에 이어 신한은행도 지난달 26일 온라인 지불결제 시장 서비스 활성화와 신규 서비스 발굴을 위해 LG유플러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가 자체 결제대행사(PG)를 운영 중이고 국내 10만여개의 온라인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어, 신한은행은 이를 활용해 핀테크 관련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금융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이 핀테크처럼 아직 수익성이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분야에서 상품을 출시하거나 사업 방안을 구체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다만 경쟁사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주시해 빠르게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어 "요즘 은행권의 벤치마킹 속도가 워낙 빨라서 사업기획 담당자들이 아이디어를 내놓기 무섭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어떤 은행이 먼저 통신사 협력을 구상했는지 모르지만, 물꼬가 터졌으니 다른 은행들도 흐름에 뒤 처지지 않기 위해 조만간 통신사와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수익성 제고 목표…노하우 벤치마킹 위해 '경쟁사' 수장도 영입 

신한금융이 지난해 순이익 2조811억원을 기록, 2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리면서 시중은행의 이목이 신한은행에 집중됐다. 저성장․저금리 기조 속에서 수익성이 향상되고 리딩뱅크로 자리매김한 신한은행만의 비결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지난 2월 KB금융이 최영휘 신한금융지주 전 사장과 신한은행 이사회 의장을 지낸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ADB)연구소 부소장을 사외이사로 영입한 것이 큰 화제가 됐다.

경쟁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해서라도 노하우를 파악하고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KB금융의 의지가 드러나는 일이었다. KB금융경영진 연수원에서 신한금융을 화두로 워크숍을 진행한 점만 봐도 리딩뱅크에 대한 경쟁은행들의 관심을 짐작할 수 있다.

국민은행 뿐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들 역시 신한은행의 업무 방식 벤치마킹 여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한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원스톱 뱅킹 시스템'을 통해 한 직원이 입출금통장․적금․카드가입․대출신청 등 모든 은행 업무를 처리해주고 있다. 

신한은행은 업무 관련 전산시스템이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어 창구 직원이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처리하는 데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한 창구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신한은행의 원스톱 뱅킹 시스템이 가장 편리하고, 대다수의 은행들도 이에 공감하고 있다"며 "몇년 안에 창구 업무는 결국 신한은행의 원스톱 뱅킹 형태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