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국가 장기 의제, 정치·사회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강조'통찰과 힐링의 만남'…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후룬리포트의 루퍼트 후거워프, 창업세대·경영2세, 박찬호·신수지·김제동 등 릴레이 강연
  • ▲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맨 오른쪽).
    ▲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맨 오른쪽).

     

    '대한상공회의소 제40회 제주포럼'이 22일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로 신라호텔에서 개막식을 열고 3박4일 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제주에서 만나는 통찰과 힐링'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조성제 부산상의 회장, 진영환 대구상의 회장, 이강신 인천상의 회장, 김상열 광주상의 회장, 박희원 대전상의 회장, 전영도 울산상의 회장 등 전국상의 회장단을 비롯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한준호 삼천리 회장, 장세욱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회장, 홍재성 JS코퍼레이션 회장 등 역대 최대규모인 70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했다.

     

    대한상의는 "경제인들의 통찰과 가족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을 조화시킨 가족포럼이 입소문을 탄데다 '국내서 휴가 보내기' 캠페인에 동참하려는 기업인이 잇따르며 최대규모의 인원이 참석했다"며 "대규모 기업인 방문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위축된 제주경제를 살리고,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에게 '청정제주'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규제개혁·노동시장 선진화·서비스산업 발전 등 국가의 장기 아젠다는 정치나 사회상황에 흔들림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용만 회장은 "경기회복은 반드시 올 것이지만 그 모습은 이제까지의 폭발적인 성장이 아닌 저출산 고령화를 떠안은 저성장의 시대,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일 수 있다"며 뉴노멀시대 속에 경제혁신과 구조개혁을 성공시키기 위한 두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먼저 한국경제의 성장모멘텀을 되살리기 위해선 규제개혁, 노동시장 선진화, 서비스산업 발전 등 국가의 장기 아젠다에 대한 흔들림 없는 추진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연이어 일어나는 단기이슈들과 대립, 갈등으로 국가의 내일을 책임질 장기 아젠다들이 멈춰서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메르스 같이 예기치 못한 충격이 왔을때 빠르게 합심해서 극복하는 것만큼이나 각자의 영역에서 하던 일을 멈추지 않고 일상의 삶을 지켜나가는 것도 위기를 돌파하는 성숙한 대응자세"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은 일관되게 추진돼야 그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주체들이 움직인다'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키들랜 캘리포니아대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국가의 핵심 아젠다는 단기이슈와 명확히 구분되고, 정치나 사회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 그래야 가계와 기업들이 활발히 경제활동에 나서고 우리의 '미래 번영'의 꿈도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저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꼽은 두번째 조건으로 사회 전부분의 경쟁력 제고를 꼽았다. 그는 "경제시스템의 선진화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우리 사회가 선진화된 경제시스템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는지도 중요한 문제"라며 "제도와 관행, 의식과 문화가 저성장경로에 진입한 우리경제를 더욱 끌어내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공인을 비롯한 정치권, 정부, 교육, 언론 등 사회 전 부문에서 선진화된 경제시스템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한다"며 "성숙한 시민의식, 구성원들간의 신뢰, 선진적 제도와 규범 같은 무형의 자산이 늘어나는 사회를 만들어야만 경제개혁과 혁신이 한국경제의 장기성장으로 연결되고, 뉴노멀 시대의 생존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 '대한상의 제40회 제주포럼' 주요연사. ⓒ대한상의
    ▲ '대한상의 제40회 제주포럼' 주요연사. ⓒ대한상의

     

    향후 대한상의 활동방향에 대한 구상도 밝혔다. 박 회장은 "앞으로의 대한상의는 국가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는데 중점을 두겠다"며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메이저 플레이어로서 갈등을 부추길 수 있는 눈앞의 이익만을 대변하지는 않고, 기업뿐 아니라 국가와 사회 공동체 문제를 함께 고민해 국가혁신을 위한 정부의 파트너로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식에는 기업인들의 통찰을 넓히기 위한 강연이 이어졌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2015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강연울 통해 하반기 경기 전망과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이어 구글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이 '미래와의 대화'에 대한 강연을 통해 "향후 15년 안에 20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며, 향후 5년 안에 전체 근로자의 40%가 프리랜서, 시간제 근로자, 1인 기업 등 기존 근로시스템과는 다른 형태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막 이튿날인 23일엔 한국경제와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조망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중국판 포브스'라 불리는 후룬리포트의 창업자이자 발행인 루퍼트 후거워프가 '슈퍼차이나:중국 부호의 비밀과 시장진출 전략'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중국시장 진출의 핵심열쇠를 파헤쳐준다.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도 ‘상상하지 말고 관찰하라’는 주제를 통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새로운 경영트렌드를 들려준다.

     

    이어 국내 뇌과학의 권위자인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뇌, 현실 그리고 인공지능'에 대한 특강을 통해 뇌 기능의 비밀과 올바른 의사결정을 위한 변인을 알려준다.

     

    포럼 셋째날엔 창업세대와 경영2세가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첫 시도된다. 창업세대로는 한국계 기업 최초로 홍콩증시 상장이라는 쾌거를 이룩한 곽정환 코웰이홀딩스 회장과 벤처 1세대의 대표격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가 창업에서 지속성장으로의 비결을 알려준다. 이어 경영 2세로는 외식업계 대표 여성 CEO 남수정 썬앳푸드 사장, 백년가업을 이어가며 어묵의 프리미엄화를 선도하는 박용준 삼진어묵 실장, 한국인 최초로 세계 5대 광고제를 제패한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이 릴레이 강연을 펼치며 젊은 리더로서의 비전과 창의 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번 포럼엔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2일차 저녁엔 피아니스트 이지현의 사회로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선사하는 '오페라 갈라콘서트 공연'이 펼쳐진다. 셋째날인 24일 저녁엔 '상의 가족과 함께 하는 김제동 토크콘서트'가 열려 유쾌함과 감동이 함께하는 제주의 밤을 만들어줄 계획이다.

     

    포럼 마지막날인 25일엔 코리안특급 박찬호와 프로볼러로 다시 태어난 전 리듬체조 국가대표 신수지가 연사로 나서 끊임없는 도전과 역경 속에 피어난 성공스토리를 들려준다. 이밖에 건강 요가, 메이크업, 마술, 디저트 케익 만들기 등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마련돼 불황에 지친 기업인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CEO 하계포럼의 원조인 대한상의 제주포럼은 1974년 7월 '제1회 최고경영자대학'으로 시작됐다. 2008년 '제주포럼'으로 이름을 바꾼 후 올해로 40회째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