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점포 비중 1%…흑자지역보다 적자지역 월등금융당국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에 기대감
  • 증권사들의 해외시장 성적이 몇 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다만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 일환으로 해외투자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어 향후 행보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의 CEO들은 해외 진출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실은 크게 미흡한 실정이다.

     

    증권사 CEO들은 '한국의 골드만삭스',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경쟁'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또 주식시장 침체에 따라 거래대금 감소를 경험하며 위탁매매만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브로커리지 위주의 업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에 의존 중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현지 사업모델을 구축하고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상반된다. 국내 증권사 실적에서 해외 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내외에 불과하며 흑자를 낸 지역보다는 적자를 낸 지역이 월등히 많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해외 점포는 14개국 80개로, 이 중 흑자를 낸 지역은 4개국에 그치고 있다.


    홍콩에서 1320만 달러를 벌어들였고, 인도네시아(500만 달러), 브라질(440만 달러), 일본(130만 달러) 등에서 흑자를 냈을 뿐이다.


    갈수록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중국에서는 300만 달러 적자를 내며 여전히 중국시장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고,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해외 점포 통폐합 및 철수 현상도 잇따르고 있다. 해외 점포 수는 지난 2012년말 89개에서 2013년말 84개, 지난해말 80개로 꾸준히 감소했다.


    해외 진출 실패는 회사의 규모와 관계 없이 일어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런던 현지법인 영업을 중단했고, 삼성증권은 홍콩시장에서 쓴 맛을 봤다. 삼성증권의 경우 홍콩 현지법인에 1억 달러를 투자하며 홍콩을 기점으로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결국 사업을 접었다.


    HMC투자증권 역시 홍콩 사업을 철수했고, 현대증권은 일본과 베트남에서 일찌감치 사업을 접은 바 있다.


    업계는 해외 사업이 비용은 많이 드는 반면 현재 전략으로는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해외 진출을 통해 적극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보다는 상징적 의미에서 해외 진출을 추진해왔기 때문.


    특히 네트워크가 중요한 업계 특성에도 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실적에 치중하다보니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해외 점포에 대한 폐쇄결정도 쉽게 내린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별화된 전략과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만큼 회사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낮은 브랜드 파워로 여전히 현지화가 어려운 상황에서 장기적 관점을 갖는 것이 해외 진출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투자은행(IB) 사업이 지난 5년간 제자리 걸음을 했기 때문이다.


    해외 증권사들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IB 부문을 키워야 하는데 여전히 대부분의 증권사가 기업공개(IPO), 채권 발행, 인수합병(M&A) 주선을 통한 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다.


    돈이 안되는 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하다 보니 IB 부문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대에 머물러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은행과 비교해 국내 증권사들의 자본력, 현지 네트워크와 브랜드 인지도 등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행이나 보여주기 식의 해외 진출이 아닌 경쟁력 강화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위원회는 해외투자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필요성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해외 증권투자 활성화를 위해 해외펀드 세제지원을 확대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