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개 그룹 중 현대차·신세계·현대百 등 7곳만 매출 올라인건비 비중 줄어든 곳은 한화·CJ·현대·동부 등 4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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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 등 극심한 경기 침체로 국내 30대 그룹의 올 상반기 매출과 순이익 등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건비는 되레 높아졌다. 30대 그룹 중 인건비 비중이 떨어진 곳은 한화, CJ, 현대, 동부 등 4곳에 불과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국내 30대 그룹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부영을 제외한 나머지 29개 그룹 271개 계열사에 대한 '상반기 매출과 급여 총액 분석' 결과를 16일 내놨다.

     

    이에 따르면, 29개 그룹의 매출은 571조8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48조8500억원)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급여 총액은 33조4700억원으로 4.7%(1조512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매출액에서 급여가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도 지난해 5.2%에서 5.9%로 0.7%p 상승했다.

     

    30대그룹은 올 상반기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동시에 줄어드는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영업이익은 31조830억원으로 0.8%(2520억원) 줄었고, 순이익 역시 6.4%(1조8440억원)나 쪼그라들었다.

     

    매출이 늘어난 그룹은 현대자동차, 한화, 효성, 신세계, 현대백화점, 대우건설, 미래에셋 등 7개에 불과했다.

     

    그룹별로는 KT의 인건비 비중이 11.5%로 가장 높았다. 올 상반기 KT의 그룹 매출은 10조1230억 원으로 4.7%(5040억원) 줄었지만, 급여 총액은 1조1670억 원으로 9.8%(1050억 원)나 증가했다.

     

    두산도 인건비 비중이 11.1%로 2위에 올랐다. KT와 달리 급여가 7530억 원으로 3.7%(290억 원) 줄었지만, 매출이 6조8160억 원으로 7.2%(5320억원)나 줄어 인건비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이어 LG(8.3%), 대우조선해양(8.2%), KCC(8.0%) 그룹의 인건비 비중이 8%를 넘었고, 신세계(7.9%), 한진·금호아시아나(7.3%), OCI(7.1%), 효성(6.9%), 현대자동차(6.7%), 현대백화점·삼성(6.5%) 등이 30대 그룹 평균치인 5.9%를 웃돌았다.


    반면 S-OIL은 인건비 비중이 1.4%로 가장 낮았고, GS(2.5%), 영풍(2.7%)도 2%대에 그쳤다. 미래에셋(3.3%), 동부(3.4%), 동국제강(3.6%), 대림(3.9%)은 3%대였고, SK(4.2%), 포스코(4.3%), 현대.한화.LS(4.5%), 롯데.대우건설(4.7%)은 4%대, 현대중공업(5.1%), CJ(5.5%)는 5%대였다.

  • ▲ 30대 그룹 2015년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2014~2015 상반기 비교, 단위·십억원) ⓒCEO스코어
    ▲ 30대 그룹 2015년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2014~2015 상반기 비교, 단위·십억원) ⓒCEO스코어

     


    올 상반기 인건비 비중 증가폭 역시 KT가 1.5%포인트 상승해 가장 높았다. 이어 대우조선해양(1.40%P), LG·LS(1.30%P), SK(1.20%P), 금호아시아나(1.00%P)가 1%P 이상 상승했고, 현대중공업·롯데(0.7%P)도 30대 그룹 평균인 0.7%p를 상회했다.
     

    이외 포스코·동국제강(0.60%P), 삼성·GS(0.50%P), 두산·KCC·대림·미래에셋·S-OIL(0.40%P), 한진·현대차(0.30%P), OCI·대우건설·영풍(0.20%P), 신세계·효성(0.10%P), 현대백화점(0.01%P)의 인건비 비중도 일제히 상승했다.

     
    반대로 인건비 비중이 줄어든 곳은 CJ(-0.70%P), 현대(-0.30%P), 동부(-0.20%P), 한화(-0.04%P) 등 4곳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CJ, 현대, 동부그룹은 올 상반기 매출도 동반 감소했다. 한화그룹도 25.0%에 달하는 매출 증가율이 실적 개선보다는 한화토탈(삼성토탈), 한화화인케미칼(구 KPX화인케미칼) 등의 인수합병에 따른 것이어서 불황의 골을 짐작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