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교육청·한국거래소 등 공공기관도 저조… 서울시립교향악단 0명고용부, 장애인 고용 저조 기관 615곳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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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기관인 국회를 비롯해 장애인 고용에 앞장서야 할 교육청과 한국거래소 등 공공기관 27곳이 장애인 고용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30대 대기업집단 중 77%에 해당하는 23개 그룹도 장애인 의무고용을 외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부그룹은 7개로 가장 많은 계열사가 포함됐고, GS리테일, 대한항공 등은 2회 연속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장애인 고용 실적이 현저히 낮은 국가·자치단체,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 615곳의 명단을 28일 공개했다.
공개 대상은 장애인 공무원 고용률이 1.8% 미만이거나 비공무원 장애인 고용률이 1.35% 미만인 국가·자치단체,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민간기업 중 장애인 고용률이 1.35% 미만인 곳 등이다.
국가·자치단체에서는 국회(1.45%)를 비롯해 서울·인천·대구·부산·세종·경기·충남·전남 교육청 등 8개 교육청이 장애인 고용이 저조했다.
국회는 1990년 도입한 의무고용제도에 따라 120명을 의무 고용해야 하지만, 58명 고용에 그쳤다. 충남도교육청은 598명을 고용해야 함에도 224명에 그쳐 고용률 1.12%를 기록했다. 8개 교육청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공공기관은 한국거래소(0.92%)와 한국국방연구원(0.44%), 아시아문화개발원(0.47%) 등 18곳이다. 지방공기업인 서울시립교향악단은 장애인 고용률이 0%였다. 3명을 의무 고용해야 하지만, 한 명도 채용하지 않았다.
민간기업은 규모별로 300~499인 사업체 257곳, 500~999인 사업체 204곳, 1000인 이상 사업체 127곳이다.
30대 기업집단 중에선 동국제강·두산·롯데·삼성·한화·현대차·에쓰오일 등 7개 그룹을 제외한 23개 그룹이 포함됐다.
동부는 가장 많은 7개 계열사가 포함됐다. 동부증권, 동부건설, 동부생명, 동부팜한농, 동부메탈, 동부하이텍, 동부엔지니어링 등 7곳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진은 대한항공, 한진해운, 진에어, 한진정보통신, 싸이버로지텍 등 5개 계열사가 포함됐다. 신세계, LG, GS그룹은 각각 4곳이 포함됐다.
GS리테일, 대한항공, 미래에셋생명보험 등 52곳은 2회 연속 명단에 들었다. 장애인 의무 고용률 저조 기관이 공표된 2008년 이후 이번까지 12회 연속으로 포함된 기업도 4곳이나 됐다. 엘브이엠에치코스메틱스, 에이에스엠엘코리아, 휴먼테크원, 지오다노 등이다.
고용부는 지난 4월 장애인 고용 저조 기관 1120곳을 선정하고 의무고용 이행을 지도했다. 이번에 공표된 기관은 통합고용지원서비스 등에도 의무 이행이 저조한 곳들이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은 정부, 자치단체, 공공기관 3.0%, 민간기업 2.7%다.
고용부 관계자는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한 기관은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내도록 하는 등 제재하고 있지만, 적합한 인재 충원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이를 꺼리는 기관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