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사이 해외네트워크 97개 대폭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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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이 저수익 기조를 탈출하기 위해 해외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해외현지 법인 형태로 진출했던 전략에서 벗어나 현지 금융회사 인수로 방향을 전환한 게 특징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기업은행 등 8개 은행의 해외 지점 수는 2014년 450개에서 2015년 현재 547개로 대폭 늘었다.
이 중 신한은행은 지난해 70개에 불과했던 해외 점포 수를 배 이상 늘리는 기염을 토해냈다.
해외 네트워크가 증가한 배경은 적극적인 M&A다.
신한은행이 인도네시아 자카르다(Bank Metro Express,BME)에 이어 지난 18일 수라바야(Centratama Nasional Bank, CNB)를 추가 인수하면서 총 139개의 해외 점포를 가지게 됐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소다라은행 인수, 최근에는 필리핀 현지 저축은행인 웰스디벨롭먼트뱅크(WDB)를 인수하면서 총 200개의 점포를 보유하게 됐다.
우리은행은 내년에도 해외 영역을 넓혀 해외점포 수 300개, 2020년까지 500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이광구 은행장은 최근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글로벌그룹에게 "내년까지 글로벌 손익 비중을 20%까지 끌어올리라"라며 특명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KEB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 합병으로 해외 지점 수를 늘린 결과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127에게 133개로 소폭 늘었다. 현재는 숨고르기 차원에서 주춤해 보이지만 내부 정비 후 해외 금융회사 인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책은행과 지방은행도 국내에서 벗어나 해외 진출을 모색 중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말 자카르타 사무소 개설로 총 25개의 점포에서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 지점 개설에 따라 2개 점포가 더 늘어났다.
산업은행 역시 지난해 20개에서 올해 동남아 최대은행인 DBS 피유시굽타(Piyush Gupta)행장과 업무협약(MOU) 체결 등을 통해 22개로 증가했다.
지방은행인 부산은행도 지난해 2곳에서 올해 3곳으로 1개의 점포가 더 늘어나는 결과를 보였다.
농협은행의 경우 농업기술, 농산물 수출 등 농업적 특색을 금융과 접목해 해외 진출해 나갈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홍콩, 아랍에미리트, 캄보디아 등 5개국에는 주재원을 파견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전까지 은행권의 해외진출 전략은 법인 설립이라는 전략을 구사해 왔지만 결국 영업적 한계에 부딪혀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다"라며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할 경우 초기 투자금이 늘지만 금융회사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실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은행권의 해외진출은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되며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중남미등까지 넓혀 해외 먹거리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