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 절반 이상 줄여 영업력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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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은행 간판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특히 씨티은행, SC은행 등 외국계 은행 지점은 이제 주변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21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8개 은행의 지점 수를 취합한 결과 최근 3년간 영업점 수는 386개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우리, 신한, KEB하나, 기업, 농협, 씨티, SC은행 등 8개 시중은행 점포 수는 2012년 6538개에서 2015년 11월 현재 6152개로 줄었다. 폐쇄 점포 수는 총 386개나 달하며 이 중 씨티은행과 SC은행의 영업점은 모두 191개 이상 줄어 영업력이 더욱 악화됐다.
씨티은행은 2012년 218개에서 2015년 11월 134개로 84곳의 점포가 사라졌으며 SC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366개에서 259개로 107곳의 영업점이 문을 닫았다.
은행 지점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든 이유는 대규모의 인력 감축 때문으로 풀이된다.
씨티은행의 경우 지난해 650명의 직원을 희망퇴직으로 떠나보내고 점포 56곳을 폐쇄했다. SC은행 역시 최근 희망퇴직을 실시한 결과 1000여 명의 직원이 신청한 것으로 전해져 내년 점포 숫자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빅4로 불리는 대형은행에선 KEB하나은행의 통폐합이 활발했다.
최근 합병을 마친 KEB하나은행은 3년 동안 72개가 줄었다. 2012년 구 하나은행과 구 외한은행의 지점·출장소는 각각 648개, 357개로 총 1005개의 영업점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933개로 통합 과정을 거친 결과다.
KEB하나은행은 올해도 19개 지점을 줄이며 군살빼기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에만 43개의 점포를 철수했으며 올해도 1개 영업점을 줄여 현재 900개 미만의 영업점을 운영 중이다.
락스타 출장소 12개를 폐쇄한 국민은행은 3년간 39개가 줄었고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45개, 12개의 지점을 폐쇄했다.
지점·출장소가 줄어드는 것과 관련해 각 은행은 통폐합이 이유라고 입을 모았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 소비자금융을 재편했다. 그때 인근에 있던 지점을 통합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한 지역에 모여있는 경우 지점을 통폐합했다"라며 "지점의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점 인력을 대체할 핀테크 기술 도입으로 인력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2년 전부터 은행권에게 적자점포를 정리하라며 압력을 불어넣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내년에는 아파트 단지 내 위치한 소형 점포들이 무인 점포로 바뀔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역세권이 아니면 사실상 은행을 찾는 고객 수는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며 "출장소 형태의 소형 점포로 인력을 유지할려고 했지만 앞으로도 적자를 메울 수 있는 길이 없는 만큼 핀테크 기술을 접목한 무인점포로 전환하고 적자점포 솎아내기 작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