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 이끈 수장은 연임 우세사외이사 물갈이 인사도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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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12월 결산 보험사들의 주주총회가 오는 3월로 집중된 가운데 임기가 만료되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또 오는 8월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대다수 보험사들은 사외이사를 대거 신규 선임하거나 정관 일부를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임기 만료 앞둔 CEO…연임 여부 '촉각'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새롭게 수장을 이미 교체한 KB손해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 등을 제외하고 현대해상과 롯데손해보험 등이 내달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CEO 연임 여부에 대한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업계는 경영 성적표가 연임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오는 3월26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하만덕 미래에셋 사장은 연임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생명은 아직 주총 안건을 상정하진 않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전년대비 61.9%나 증가한 11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면서 하 사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과 김인환 하나생명 사장 또한 재임 기간 동안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자리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신한생명은 지난해 24% 신장한 1002억원, 하나생명은 무려 676% 급증한 2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의 임기는 오는 6월로 끝나지만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2013년 적자에서 지난해 9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이끌어내는 등 박 사장의 '혁신경영'이 통했다는 평가다. 김현수 롯데손보 사장 역시 부임 이후 실적이 흑자전환하면서 긍정적이다.
반면에 현대해상의 공동 대표인 이철영 사장과 박찬종 부사장의 거취는 다소 불투명하다는 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현대해상 사장이 두 차례 연속으로 연임한 적이 없다는 점과 그룹 내 역학관계 등이 이 사장과 박 부사장의 거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해상은 아직 주총 안건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조훈제 흥국화재 사장의 경우는 지난해 말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문병천 전 흥국생명 부사장이 지난 1월부터 흥국화재를 총괄하고 있다. 오는 3월 주총을 통해 문 부사장은 대표이사직에 오를 예정이다.
한편 KB손보는 지난해 말 김병헌 사장을 퇴진시키고 양종희 KB금융 부사장을 사장으로 내정, 주총을 통해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NH농협손보도 김학현 사장 후임으로 이윤배 전 NH농협생명 부사장을 내정했다.
또 매각설과 철수설에 시달리고 있는 외국계 보험사 CEO들도 대부분 교체됐다. 이명재 사장이 물러나면서 요스 라우어리어 사장이 알리안츠생명의 수장이 됐다. 최근 AIA생명에는 설계사 출신의 차태진 사장이 올랐다.
◆지배구조 개선작업 박차…정관 변경·사외이사 물갈이 잇따라
이외에도 이번 주총이 눈에 띄는 점은 각 보험사들마다 '정관 일부의 변경' 안건을 상정했다는 것이다. 오는 8월1일부터 시행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탓이다.
시행까지는 6개월의 시간이 남았지만 상법상 정관 변경은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전체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정기 주총에서 한번에 논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삼성화재 △동부화재 △KB손보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등 이날 현재까지 주총 소집을 결의한 보험사 모두 '정관의 변경'을 안건에 포함시켰다.
이번 정기 주총을 통해 보험사들은 CEO 승계, 경영목표 및 평가, 정관 변경, 예산 및 결산 등 이사회의 의결 사항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표이사나 사외이사 등 이사진도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결의를 받아 이사회를 거치도록 한다.
또 사외이사의 장기 연임을 제한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덕분에 새로운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안건도 잇따랐다.
아울러 이 법률 내에서는 이사회 내 위원회 대표를 사외이사가 맡도록 규정하고 있어 대다수 보험사들의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대표 변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대표이사의 이사회 의장 겸임은 의사결정 절차를 간소화시키고 업무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지만 이사회의 독립적인 경영 감독을 방해한다"며 "지배구조 모범규준은 사외이사인 이사회 의장을 선임하거나 선임사외이사를 두는 것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주식회사는 실무를 담당하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운영을 주도하고 있어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이 다소 떨어지고 경영 감독에 대한 이해상충의 여지가 크다"며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감독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에 대한 적절한 견제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